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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1.24 [24] 아! 편하다.

[24] 아! 편하다.

2019. 1. 24. 21:57 | Posted by 랑세

전에 다니던 회사 동료한테서 '얼굴이나 한번 보자'라는 전화가 왔습니다. 얼굴이나 보자고? 그건 모처럼 만나서 식사나 하자는 말하고 같습니다. 그래서 둘이서만? 했더니 다른 친구 한 사람도 연락이 되었는데 괜찮겠냐고 합니다. 뭐 안될 거 없지 했습니다.

요즘 만나는 장소를 정할 때 가장 편한 곳이 지하철역입니다. 서로서로 접근하기도 쉽고 만나서 다음 장소로 옮겨 가기도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Y 역에서 저녁 6시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한 겨울에 6시면 퇴근 시간이라 한창 붐비는 시간입니다. 동절기에는 많은 곳이 5시에 퇴근하니까요. 15분 전쯤에 도착해서 두리번거리는데 그중 한 친구가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더군요. 그리고 잠시 후 한 친구도 도착해서 간단히 안부들을 묻고는 다음 장소로 이동을 했습니다.

우리 나이 때에 가장 편하고 쉽게 주문할 수 있는 것이 '삼겹살'이죠. 주변에 좀 크다 싶은 음식점으로 들어갔습니다. 넒은 홀에 한두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을 뿐 휑한데 우리는 한 쪽 구석으로 가서 앉으라는 종업원을 따라갔습니다. 구석진 자리는 왠지 썰렁했습니다.

우리 셋은 술잔을 기울이며 옛이야기부터 시작들을 했습니다. 나는 조용히 귀 기울여 들으면서 술잔을 비워나갔습니다. 둘이서는 현재 일하는 분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둘 다 현재 어느 현장인가 감리단장들을 하고 있으니까 자연 그쪽 이야기로 옮겨 갔습니다. 나는 이상하게 몸 위쪽은 별로 추운 줄 모르겠는데 갑자기 아래쪽 다리 부분에 한기를 느꼈습니다. 왜 이렇게 춥지? 나는 백수라서 그들 이야기에 끼어들 화재 꺼리기 없었습니다. 그들은 다시 같은 분야에 근무하는 친구들의 근황으로 이야기가 계속되었습니다. 나는 계속 혼자 따르고 혼자 마시고 그러다 그냥 맞장구로 고개를 주억거려주고 있었습니다. 이제 슬슬 한기가 위쪽으로도 올라오더군요.

술판이 끝나고 'N 분의 일'로 하자는 내 말은 공중에 맴돌고 둘 중 하나가 계산을 끝내고 밖으로 나가더군요. 나는 거의 와들와들 떠는 수준으로 한기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한 친구가 그러면 2차는 자기가 쏘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둘이 앞장서서 가기에 나는 뒤로 쳐졌다가 첫 번째 골목으로 들어가 다른 골목으로 그들이 가는 반대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다시 큰 길로 나와 지하철역으로 가다 보니 온몸의 한기는 온데간데없어졌습니다. 나는 크게 기지개를 펴서 몸을 활짝 열고 몇 번 제자리 뛰기를 한 다음 역 계단을 힘차게 뛰어내려갔습니다. 몸의 한기가 사라졌습니다. 아!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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