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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크루즈 여행은 1년 전쯤 바다투어(https://www.badatour.net/)에서 여행객을 모집했었다. 그때 참가하려고 검토했었지만 여행 기간에 일이 생겨서 그만 참가를 포기하고 있었다. 그러다 약 2달 전에 시간이 될 것 같아 연락을 해보니 다행히 자리가 있어서 예약을 하고 이번 여행에 참가할 수 있었다. 크루즈 여행 팁 중에 한 가지를 알려 드린다면 좀 일찍 예약을 하실 경우에는 간혹 객실 업그레이드해주는 경우가 있으니까 이왕 여행을 계획하셨다면 미리 사전에 예약을 하시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답니다.

그렇게 어렵사리 출발한 여행이라 더 각별했는지 모르겠다. 인천 공항에서 일행들이 집합해서 보니 8명에 가이드 1명 등 총 9명이 일행이었다. 인원은 많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서울은 한 겨울이라 두툼한 외투를 걸치고 갔는데 우리가 가려는 곳은 기온이 서울의 한 여름이라니 들고 갈 수도 없고 외투만 맡겨두는 곳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일행 중에는 연세가 가장 높으신 분이 80세이시고 부인은 78세였다. 전체적으로 65세 이상이고 부부팀 3팀에 여자분끼리 친구인 1팀이었다. 80세이신 분은 그 연세에도 열심히 일정을 소화하려고 애를 쓰셨지만 전립선에도 문제가 있다면서 방콕 터미널에서 시내까지 이동할 때 교통체증으로 차 안에서 근 3시간을 있을 때 매우 고생하셨고 그로 인해서 방콕 시내 관광 일부 코스에서는 그늘에 앉아서 기다리시는 일이 있었다. 그분은 좀 성격이 급하신 듯했는데 나중에 싱가포르에 재 입국할 때 검사장에서 점퍼를 벗으라고 했더니 마침 가이드가 뒤에서 들으니까 '에이 아예 발가벗으라고 해라!'하시면서 큰 소리를 내시 더라는데 다행히 그대로 소란 없이 넘어가서 한숨 놓았다는 말을 해서 우리끼리 한바탕 웃고 말았다.

일행이 많지 않으니까 서로 의견 충돌 없이 가이드의 안내에 조용히 따라다녀 큰 문제 없어서 다행이었다. 간혹 패키지여행을 다니다 보면 이견을 보이면서 서로 양보하지 않을 때의 곤란한 경우와 자꾸 독자적 행동을 일삼는 사람들이 있어서 일정에 지연을 초래하는 경우 등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전혀 그런 일 없이 조용히 진행되어 즐거웠다.

이번 크루즈 여행 중에는 전일 항해가 2~3일이나 되었기 때문에 선상 이벤트에 열심히 참가함으로써 좀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대개 저녁 식사가 끝나면 메인 쇼가 진행되는데 첫날 아이스 링크 쇼는 관람석이 비좁아 일찍부터 줄을 서 있어야 입장이 가능한데 크루즈 여행이 처음인 분들은 가이드가 안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설마 하는 마음에 시작 시간 전에 오는 바람에 입장을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다행히 다음 다음날 재 공연이 있어서 관람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한 번은 저녁 식사 후 나는 별도로 선상 갑판에서 바람도 쐬고 휴식을 취하는 사이 집사람은 일행 중 여자분들끼리 담화를 즐기다가 곧바로 그날의 메인 쇼를 관람하러 갔다는데 그 쇼는 퀸의 히트곡으로 'Rock Rhapsody' 시간이었단다. 요즘 상영 중인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나오는 노래들이 대부분이었다고 자랑을 하기에 '당신은 나랑 같이 보는 쇼는 재미없다고 하고 당신 혼자 보는 쇼는 재미있다고 하니 할 수 없네 이제부터는 혼자서 보슈'하고 삐져서 말을 했더니 '당신하고 같이 본 것이야 같이 보았으니 말할 것이 없지만 혼자 본 것은 내가 설명해 주는 것인데 뭐 그렇게 뾰로통해 하시나' 하고 반격을 하는 바람에 할 말을 잃었다. 매번 집사람한테 도전(?) 해봐야 본전도 못 찾는 줄 알면서도 간혹 어깃줄을 놓다가 반격만 당한다. 한 번은 쇼핑을 하면서 이것저것 사기에 '아니 무슨 물건을 그렇게 사대 시나?' 했더니 '아니 그럼 애들이 여행 간다고 용돈을 쥐여주었으니 뭐 조그마한 것이라도 선물을 해 줘야지 그냥 간단 말입니까?' 한다. '에이 괜히 가만히 나 있을 것을..' 속으로 중얼거리고 말았다.

크루즈 여행에서 항시 느끼는 것이지만 승무원들의 서비스 수준은 가히 톱클래스라고 할 만하다. 집사람하고 둘이서 하는 말이 있다. 보통 선실 청소가 하루에 두 번 정도 이루어지는데 우리가 식사를 하러 나가든가 혹은 잠시 나가서 배 안을 구경하러 다니든가 하러 나오면 마치 이 사람들이 어디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기나 한 듯 어느 틈엔가 와서 청소, 정리를 해 놓는다. 어떤 때는 잠시 나갔다 왔는데 그 사이에 정리가 되어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니 마치 감시를 하고 있다가 우리가 나오면 바로 청소를 하는 것 같았다. 물론 청소나 정리 정돈을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문에다 표시를 걸어 놓으면 되지만 굳이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놔두었다.

크루즈 여행은 휴식이고 휴양을 위한 여행이다. 기항지 관광은 크루즈 여행의 양념(?)으로서 선상의 생활에 활력을 주기 위한 것으로서 크루즈 여행의 주된 목적은 아니다. 이번 여행에서 방콕과 싱가포르 기항지 관광은 잠깐의 즐거움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방콕처럼 교통 체증에 이동하는 동안 차 속에서 시달리는 경우에는 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기항지 관광은 하선 선착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정도로 한정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개인 여행이라면 가능하겠지만 여행사에서 일괄적으로 일정을 짜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겠지만 고려해 봐야 할 사항이다.

이번 여행에서 깨달은 바가 한가지 있었다. 백수가 된 후 아이폰 사용이 그저 사진이나 찍고 에버노트에 자료들을 모아놓고 열어보는 수준으로 사용하다 보니 굳이 데이터 로밍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해서 그냥 갔는데 다른 무엇보다도 지도를 본다거나 궁금한 사항이 있을 때 특히 영어 단어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사전을 찾아보는 등 휴대폰이 꺼져 있으니까 아주 불편했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크루즈는 여러 나라를 다니기 때문에 데이터 로밍을 패키지로 하는 것 중에 저렴한 것으로 하면 비용도 많이 들지 않으면서 여행 중 편리하다는 말을 듣고 다음 여행부터는 필히 데이터 로밍을 해가지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여행을 끝내고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서 귀국하고 나니 피곤이 몰려온다. 여행의 뒤끝은 언제나 피곤을 동반한다. 그러나 그 피곤은 즐거운 피곤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지만 여행이 끝나고 나면 또다시 설렘이 찾아온다. 입국장을 지나 집으로 가기 전 잠심 커피 한 잔을 즐기다 보니 자연 눈길이 출국장으로 향한다. 그렇다. 이제는 또 다른 여행을 준비하고 생각하고 마련하는 일이 남아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또 다른 설렘의 시작이 아닐까?

즐거운 여행. 아무 탈 없이 돌아온 크루즈 여행에 감사한 마음이다. 그리고 이제 또 다른 여행을 시작해야겠다. 어차피 삶은 여행 그 자체이니까 말이다. 모든 것이 감사할 뿐이다. 감사!!!


이제 크루즈는 끝이 나고 싱가포르 터미널에 도착했다.

우리 팀에게 배정된 하선 시간은 오전 9시 30분이었다.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혼잡이 굉장할 터인데 이렇게 시간을 배정하니까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줄어들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뷔페 레스토랑에 올라가서 마지막으로 음식들을 골고루 맛보면서 천천히 시간을 보내다가 모임 장소로 이동을 했다. 일행들은 하나같이 아쉬워했지만 하선 안내 방송이 나오면서 우리는 드디어 배를 내려 싱가포르 입국장으로 들어갔다.

한국행 비행기는 저녁 10시 30분 출발 예정이라서 그 시간까지 싱가포르 관광을 하도록 여행사인 바다투어에서는 계획을 짜 놓고 있었다. 처음에는 국립 식물원 보타닉 가든을 관광했다. 부지가 상당히 커서 전부 돌아보기에는 시간상 어렵기 때문에 약 1시간 정도 산책 겸 걸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열대 식물들이 많이 보였고 곳곳에 꽃들이 만발한데 싱가포르 사람들은 이곳에 주말이면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하는 유명한 장소라고 한다.

우리는 오랜만에 한국 음식점으로 가서 삼겹살에 김치 등으로 입맛을 돋우었다. 어찌 크루즈 선상의 음식과 비겨 할 수 있겠는가. 역시 한국인은 김치와 삼겹살에서 힘(?)을 얻는 것인가? 즐겁게 웃고 떠들면서 특히 삼겹살은 무한리필이라서 양껏들 먹었다.

다음엔 머라이언 공원으로 가서 사자 상을 보고 그곳에서 에스플러네이드 극장의 외관과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외관을 볼 수 있었다. 머라이언 사자상은 머리는 사자이고 하반신은 인어로 싱가포르의 상징하는 상상의 동물이다. 에스플러네이드는 마이크 모양을 본떠서 디자인했다는데 처음에는 말들이 많았었는데 이제는 싱가포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명 건물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마리나 배이 샌즈 호텔은 이제 너무 유명해져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는데 멀리서 보는 외관은 참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거대한 실내 식물원이다. 인공적으로 만든 거대한 폭포가 입구에서부터 놀라게 만든다. 각종 식물들이 꽃과 함께 어우러져 너무 환상적이었다. 사실 여기는 낮보다도 밤에 슈퍼트리 쇼라고 불빛 찬란한 쇼인데 우리는 아깝게 출발 시간이 맞지 않아서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싱가포르는 6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 남쪽으로 센토사란 섬이 있다.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섬에 있는 거대한 머라이언 상 관망대를 올라가 보았다. 관망대에서는 센토사 섬 일대가 한눈에 보였다. 이 머라이언 상은 시청 근처에 있는 머라이언 상보다 크고 그래서 일명 아빠 머라이언이라고 불린단다. 크기는 높이 37m 정도로서 약 10층 높이이다. 섬 일대를 케이블카로 돌아보는 것으로 이제 싱가포르 관광도 끝내고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서 차이나타운으로 이동했다. 거기에는 유명한 불이사라는 절이 있었지만 그냥 지나쳐서 차이나타운 야시장에 있는 식당에 자리를 잡고 현지식으로 저녁을 간단히 먹었다. 어차피 밤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너무 과식하면 무리가 될까 봐 조심스러웠다.

아! 밤 비행기는 역시 힘들다. 온몸을 뒤틀면서 잠들었다 깨었다 하다 보니 인천국제공항이란다. 아! 역시 집 떠나면 고생이라더니 아무리 좋은 음식에 편한 잠자리에 즐거운 공연들이 펼쳐졌던 여행이었지만 서울에 도착하니 더없이 편안하고 마음이 놓였다. 이렇게 해서 6박 8일간의 크루즈 및 싱가포르 방콕 여행이 끝났다. 아무 탈 없이 즐거운 여행이 되어서 더욱 감사한 마음이다. 정말 감사!!!


[32] 크루즈 마지막 날

2019. 2. 6. 19:02 | Posted by 랑세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 마련이다. 이제 내일 아침에는 일어나자마자 하선을 해야 한다. 마지막 밤을 보내면서 이곳저곳 혹여 아쉬운 점이 있을까 해서 돌아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먹을 것도 다시 한번 챙겨 먹고 해보지 못한 것은 한번 경험을 해보고 하면서 보냈다.

집사람은 내가  카지노 룸에 가서 파친코 한번 해 보자는 것을 극구 말리는 것을 우겨서 데리고 갔다. 난생처음 해보는 파친코라 하는 방법도 몰라 옆을 흘글흘금 쳐다보면서 대충 하는 방법을 알아가지고는 모험을 시작했다. 집사람은 노름이나 도박을 무척 싫어하고 나도 별고 그 방향에는 관심이 없었던 터라 전혀 무경험자로서 도전이었는데 예상외로 집사람은 선전을 해서 본전보다 세배 정도 따고 나서는 그만두려는 것을 우겨서 좀 더 좀 더 하고 응원 아닌 응원을 했다. 한참을 했는데도 세배 정도 따고는 더 이상하면 잃을 것 같다고 하면서 집사람은 손을 때고 대신 내가 세배 정도 딴 것에서 집사람이 처음 건만큼의 돈 넣고 시작을 했는데 나는 얼마 안 가서 본전을 전부 까먹고 말았다. 그래도 투자한 돈보다 좀 벌었다고 집사람은 좋아하면서 끝을 냈다. 처음치고는 괜찮았다. 하지만 집사람이 이제 그만하겠다고 한 것은 정말 현명한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그날 일행 중에 파친코를 한 사람들은 전부 잃었다고 투덜대는 것을 보면 우리도 아마 좀 더 따보려고 계속 시도했다면 끝내는 본전까지 전부 잃고 말았을 것이 분명하다.

점심 저녁을 뷔페가 아닌 대연회장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이제 이런 정도의 식사를 하려면 우리 형편에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니 충분히 즐겨보자고 일행들과 어울려 마지막 식사까지 마쳤다. 저녁 식사는 거의 끝나갈 무렵에 레스토랑 웨이터들이 전부 나와서 식당 안을 한 바퀴 돌고는 계단에 전부 모여서 작별 인사를 하고 다음 기회에 다지 찾아달라는 뜻에서 합창으로 노래를 불렀다. 식당 안 손님들도 다 같이 손뼉을 치면서 분위기를 맞춰 주었다. 인상에 남을 장면의 연출이었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작년 어느 때는 합창 노래가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부르며 댄스까지 들 추웠다고 한다.

간단한 기념품들도 샀다. 정품에서 세일 가격으로 파는 물건들이 있어서 몇 개 사라고 했더니 집사람은 이건 필요 없고 저건 비싸고 하면서 겨우 한두 개 정도 사고 말았다.

짐을 미리 싸서 문밖에 내놓으면 내일 하선해서 터미널에 입국 수속하고 나가면 짐이 도착되어있게 준비를 한단다. 그래서 미리 짐을 싸서 내놓고는 다시 선내를 돌아다니다가 피아노 반주에 팝송을 부르는 나이 지긋한 싱거의 노랫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조용하게 흐르는 얫 팝송을 들었다. 정말 클래식한 분위기였다. 얼마 만에 집사람하고 이런 분위기에 취해보았나 생각하면서 추억에 젖어 드는 분위기였다.

이제 끝이다. 정말 즐겁고 호식하는 호사를 누리는 여행이었다. 글쎄 언제 다시 이런 기회가 올는지는 몰라도 한참은 이 여행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즐거운 여행을 이제 아쉬움 속에 마무리해야겠다 안녕 크루즈. 다시 만날 그날까지....


갑자기 크루즈 출항 시간이 조금 앞당겨지는 바람에 오늘 하선 시간이 8시 30분으로 변경됐다. 크루즈 여행은 여러 나라를 옮겨 다녀야 하기 때문에 표준 시간이 계속 변경이 된다. 처음 기항지인 싱가포르는 한국 시간보다 1시간 늦었는데 이틀 후 방콕에 도착하면서는 한국시간보다 2시간이 늦춰진다. 오늘 아침 8시 30분 하선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6시 30분에는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만 알람을 한국시간 6시 30분에 맞춰놓고 자는 바람에 2시간이나 일찍 깼다가 그만 다시 더 자야 하는 난센스를 빚어냈다. 그건 굳이 바쁘게 연락할 일도 없기 때문에 휴대폰 로밍을 하지 않은 까닭이다. 그러다 보니 휴대폰 시간은 한국시간을 그대로 표시하기 때문에 아차 하면 그런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아침도 서둘러서 먹고 하선을 한 후 파타야 동물원으로 향했다. 방콕은 오늘도 미세먼지가 심각했다. 현지 가이드 말에 따르면 방콕 시내 초중고가 오늘 임시 휴교라고 한다. 동물원 규모는 과천 대공원보다는 작았고 사육하고 있는 동물의 종류도 보잘것없었다. 그런대도 일정에 포함한 이유는 장기간 크루즈 여행에서 오는 피로감을 덜어주기 위해서란다.

하지만 이번 싱가포르 방콕 크루즈 여행은 기항지 관광에서 별로 즐겁지 않았다. 그것이 다른 이유보다도 이동하는데 교통체증으로 인해 시간 소요가 많아 차 속에서 무려 서너 시간을 보내야 했기 때문이었다. 동남아 크루즈는 아무래도 방콕 기항을 하지 않을 수 없을 터인데 이런 교통체증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차 속에서 고생을 해야만 한다면 그래서 크루즈로 다시 오고 싶은 생각은 없다.

12시 정확히 출항을 했다. 이제 다시 싱가포르로 간다. 내일 종일을 또 크루즈 선내에서 생활해야 한다.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별 불편은 없다. 각종 행사나 공연 놀이 등이 전날 신문 형식으로 배달이 되기 때문에 사전에 다음날 일정을 개인의 취향에 맞게 짜 놓으면 된다. 그러므로 하루를 보내는데 허튼 시간도 없이 짜임새 있게 보내게 된다.

오늘은 파타야 관광을 마지고 크루즈로 와서 점심을 먹고 선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면서 추억에 남길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사실 여행에서 남는 것은 사진뿐이다 하는 말은 어쩔 수 없는 진리인 것 같다. 어느 분 말씀이 여행지에서 마음속에 담아오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가 대신 여행을 다녀오는 것 같은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그분 말씀은 여행지에서 내 마음속에 그곳의 감흥과 풍경과 분위기를 담아 와야지 기껏 카메라 앵글만 맞추다 막상 돌아와서는 마음속에 남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경우가 진정한 여행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실 우리네 여행에서 마음속에 담아온다 해도 며칠만 지나면 잊어버리고 마는 기억력을 어쩌겠는가? 그래도 시간이 지난 후 사진이라도 보면 다시 기억을 해 낼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바람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은 것은 아닐까?

로얄 캐리비안 보이저호에는 대연회장 레스토랑이 3,4,5층에 있고 대 연회장 뷔페 레스토랑까지 해서 4곳이 있는데 보통 한 곳에는 4백여 명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규모이고 탑승객이 3천 명 이상이다 보니 대연회장 레스토랑은 저녁 시간에 두 번에 걸쳐서 식사 타임이 있다. 모든 음식은 무료인데 술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 외에도 고급스러운 유럽 스타일 레스토랑이 몇 군데 있는데 그런 곳은 돈을 내고 사용해야 한다. 뷔페 레스토랑은 거의 시간의 제한 없이 개방되어 있어서 언제나 먹고 싶을 때 가서 먹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저녁은 모처럼 추억을 남기기 위해 뷔페 레스토랑이나 대연회장 레스토랑보다 좀 더 고급스러운 비용을 부담하는 레스토랑을 예약해서 식사를 했다. 웨이터 들의 공손하면서 예의를 갖춘 서비스를 받으며 가진 저녁 식사시간은 정말 품위도 있으면서 기억에 남길 거리를 만들었다. 뭐 사실 일반 부테 식당보다 음식 재료들도 고급 지다고 설명은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 스테이크가 그거고 샐러드 야채들도 똑같구먼 뭐 일부러 free restorang을 놔두고 꼭 비용을 지불하면서 고급 레스토랑을 가느냐 하는 생각을 했지만 어찌했든 하나의 멋있는 추억거리는 확실했다.

이제 여행도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체중은 얼마나 늘었을까, 혈당은 괜찮을까 하는 등 조금은 걱정이 되지만 여행이 끝나고 나서 귀국하는 데로 다시 열심히 걷기 운동을 해서 다시 원 상태로 돌려놓도록 해야 할 것이다. 즐거운 날들이었다. 오늘도 감사!!!


[30] 기항지 방콕 관광

2019. 2. 6. 18:46 | Posted by 랑세

크루즈에서 11시 30분에 하선을 해서 방콕 관광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아침을 좀 일찍 먹고도 또 11시경에 점심을 먹느라고 일어나서부터 부산을 떨었다. 먹는 것이 지천에 있지만 일단 크루즈를 떠나면 그때부터는 식사 비용이 추가되니까 한 끼라도 크루즈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가이드 말에 따라 열심히 식사를 챙겨 먹었다.

방콕 관광은 약 20여 년 전에 퇴직하고 처음 떠난 여행으로 다녀온 곳이지만 새로운 기분을 느끼면서 출발했다. 방콕도 서울 못지않게 미세먼지가 심했다. 심한 정도가 더하면 더했지 결코 못하지 않았다. 더구나 하루 종일 어두운 하늘은 관광의 기분을 무겁게 했다. 더구나 교통체증은 얼마나 심한지 크루즈 터미널에서 방콕 시내까지 도착하는데 여행사에서 예상했던 시간보다 무려 1시간 반 정도나 늦게 도착했다.

방콕은 도시의 크기가 서울보다 더 크다는 사실에 놀랐다. 거의 2배 정도가 더 크다고 한다. 인구는 서울 인구와 비슷한데 문제는 관광객이 많아서 유동인구가 피크 시에는 거의 2천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처음 관광지는 왕궁이었다. 말이 왕국이지 거의 다 불교 관련 시설들이었다. 에메랄드 사원이나 각종 불교 사원들 그리고 일부 현대적 건물들과 어울려 있는 왕궁은 거의 1700년 전에 건립되었다는 말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일부 건물들에는 황금으로 도금되어 화려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고 규모도 어마어마했다. 고대에 그런 건축물을 짓고 지금까지 유지 관리되어 있음에 또한 한번 놀랬다.

그다음에는 수상가옥들을 둘러보았다. 배를 타고 쟈오프라야 강을 따라 둘러보는데 수상버스 수상 택시 등을 타고 내리는 곳이 군데군데 있었다. 수상가옥들은 너무 낡고 초라했다.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왕궁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 바로 옆 강가에 그런 가옥이 있는 것을 보면서 극과 극을 오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는 배는 우리의 한강에 떠있는 작은 유람선과 같았는데 한 사, 오십 명을 태울 수 있는 규모에 비해서 타고 내리는 것부터 위험하기 짝이 없이 운영되는 것을 보면서 안전 불감증이 여기도 있는 듯했다.

약 20년 전에 왔을 때 보다 방콕시의 모양새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고층 빌딩들이 즐비하게 들어섰고 지하철역도 간간이 보이지만 노선이 그렇게 많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대 가이드 말에 따르면 625 동란 때 태국이 참전 16개국 중 하나라면서 전쟁 직후 우리나라 식량 사정이 좋지 않을 때 태국에서 안남미를 제공했었다고 한다. 그래서 안남미가 알랑미라고 발음되었는데 그때 그 쌀이 길쭉하고 밥을 지어놓고 후 불면 날아갈 정도로 찰기가 없는 쌀을 알랑미라고 지금도 부르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때만 해도 태국이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살기 좋았지만 지금은 역전이 되어 우리가 훨씬 잘 살고 있다고 하면서 지금도 태국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을 좋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어려웠던 그때를 생각해서 양국의 교류가 잘 이루어지면 좋겠다고 한다.

관광을 끝내고 유명하다는 태국 마사지를 받았다. 전신 마사지인데 2시간이나 소요된다. 아주 천천히 몸 구석구석을 마사지해 주는데 나는 원래 마시지 체질이 아닌지 받고 나서도 별 느낌이 없었다. 일행 중 어떤 사람은 일어나서 걷는데 불편을 느끼고 계단을 내려갈 때는 난간을 붙잡고 천천히 내려올 정도였다. 그러면서 시원하다고는 하는데 나는 별로 일어나서도 그렇고 느낌도 별로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 모두 좋았다고 하는데 나만 유별 떨 수도 없기에 마사지 받으니까 어떠신가요? 하기에 그냥 몸이 개운해진 것 같다고 같이 너스레를 떨어 주었다.

밤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크루즈 터미널로 돌아오는 길은 막히지 않고 제시간에 도착했다. 멀리서 크루즈 배를 보자 일행 중 한 사람이 '어! 집에 오니까 좋네' 해서 모두들 한바탕 웃었다. 여행객에게는 잠을 청하는 곳이 집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그 집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어마어마하게 크기 때문에 더 편안한 안정감들을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다. 오늘도 감사!!!


[29] 하루 종일 항해

2019. 2. 6. 18:33 | Posted by 랑세

서울의 하늘에서 별을 못 보던 갈증을 오늘 저녁 크루즈 선상에서 마음껏 별을 보며 풀었다. 서울의 하늘과 크루즈에서 보는 하늘이 틀리단 말인가? 서울의 하늘은 별들을 어디다 감추고 있었을까?

정호승 시인은 낮에 별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별들이 없어진 것은 아니라고 시를 읊고 있다. 별들은 서울의 하늘이나 지금 이곳 하늘에서나 똑같이 떠 있다. 우리의 마음이 어둠으로 덮여 있어서 별들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닐 터이고 답답한 서울의 하늘에도 떠있는 별들을 보지 못하는 것은 인간들의 무지로 인해 괴로움을 참지 못하고 잠시 어딘가로 피신해 숨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하루 종일을 크루즈 선상에서 보낸다는 것은 지루하고 답답하지 않을까 하고 염려하곤 했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저런 공연에다 이곳저곳 아이쇼핑에다 끼니 때마다 펼쳐져 있는 진수성찬을 마음대로 먹으면서 다니다 보니 오히려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모를 정도로 분주하게 다녔다. 그중 오늘은 저녁에 메인쇼가 있었는데 가수들과 댄서들이 노래와 춤으로 한 시간여를 공연하는데 노래는 주로 재즈와 팝송 그리고 인도계들이 많이 탔는지 마지막에는 인도풍의 노래를 불렀다. 팝송은 60년대와 7,80년대 노래가 주였고 댄스들의 춤들은 파리의 무랑루즈 스타일과 미국의 전형적인 스타일이었지만 무대 장식이나 특히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한 현대적 감각의 화려한 무대였다. 어찌 보면 우리의 7,80년대의 쇼무대를 보는 듯한 댄서들의 춤사위가 옛 생각을 불러일으켰지만 무대 시설의 화려함은 그런 생각을 할 여유를 주지 않고 60여 분을 쉬지 않고 공연이 이어지는데 탄성과 박수가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

크루즈 여행은 자본주의의 극치를 보여 주는 듯하다. 우선 물량 면에서 모든 것이 풍부하다. 넘쳐나는 음식과 넒은 통로와 군데군데 산재해 있는 공연장들은 참으로 호화판이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면서 보면 각양각색의 인종들이 섞여서 각국의 취향에 맞춰서 음식을 먹는데 우리네는 아직도 몸에 밴 절약 정신으로는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음식을 남기고들 있었다. '적당하게'라는 말이 이곳에서는 무의미한 말이 되고 만다. 워낙 종업원들이 많고 교육이 철두철미하게 이뤄져서 그런지 누군가 어질러 놓으면 즉시 치워놓는다. 아무 데나 커피잔이나 물컵을 마시다 놓으면 통로이건 통로 옆 테이블이나 심지어 공연장에 입장할 때 서비스로 주는 샴페인 잔을 마시고는 그냥 의자 밑에 두고들 나온다. 샴페인 잔을 들고 나오는 사람들은 우리 일행들뿐이었다. 나오면서 직원들에게 주었더니 함박웃음으로 받는다. 그만큼 그런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이유라서 즐겁게 받아든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도무지 서비스를 하면서 언성을 높이거나 얼굴 표정을 찌푸리거나 하는 경우는 지금까지 본적도 없을뿐더러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야말로 지상낙원이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우리 일행 중 한 사람은 같이 못 온 집에 있는 사람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고 하면서 이런 즐거움을 같이 나누지 못함을 아쉬워했다.

오늘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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