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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허황된 이야기

2019. 2. 9. 00:24 | Posted by 랑세

여러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는다. 개중에는 듣다가 지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는 슬그머니 일어나서 나왔다가 뜸을 들인 다음에 들어가면 지루한 이야기는 지나갔거나 거의 끝물이거나 그렇다. 그러면 좀 덜 지치기도 하고 말하는 사람 기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피할 수가 있다. 그런대 지금 하려는 이야기는 좀 듣다 보니 너무 허황한 이야기 같아서 막 지치려는 찰나에 이야기가 다른 방향으로 전개가 되기에 끝까지 듣게 되어 여기에 옮겨 보려고 한다. 그가 이야기한 것을 그냥 기억나는 대로 옮겨보려고 하지만 조금 각색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기억력에 한계라고 이해해 주면 좋겠다.

"내가 사는 곳은 서울의 구 도심권이라기보다는 강남 쪽으로서 요즘에야 중심지라고 할 수도 있는 곳이다. 집 앞에는 주차장이 있어서 남한 어느 지역이든지 갈 수 있도록 차가 준비되어 있다. 호남선과 경부선 영동선 등 고속버스가 즐비하게 기다리고 있어서 언제든지 탈 수가 있다. 그뿐인가. 서울부터 인근 수도권 어디든지 갈 수 있도록 차량 한 대당 수억 원씩 하는 지하철이 3개 노선이나 지나가고 있다. 나는 언제든지 그 넓은 주차장과 승차장을 내 맘대로 이용할 수 있다. 물론 한 밤중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의무실이 있다. 대형 대학병원이 내 의무실이다. 거기는 만약 내가 아프면 뛰어서 갈 정도의 거리에 있으니 긴급 시 걱정이 없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내 수위실이다. 대 검찰청이 뒤쪽에서 내 집을 경호하고 있으며 그 옆에서는 대법원이 내 가정을 지켜주고 있다. 그리고 내 서재로서 대형 도서관이 있다. 그 서재에는 언제나 내가 필요한 책을 필요한 때에 꺼내 볼 수 있다. 그뿐인가. 내 집 뒤쪽에는 큰 정원이 있다. 그 정원은 크기가 미국의 센트럴 파크만큼은 아니지만 내가 한번 끝까지 왕복을 하려면 적어도 한 시간 반 정도 이상이 걸린다. 사시사철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우거지고 산새들도 지저귀고 산토끼가 뛰어노는 곳이다. 멀리 산을 찾아서 가지 않아도 운동 삼아 산책 삼아 나는 이 정원을 거닌다."

여기까지 듣다가 막 일어서려는 순간 들리는 말이 나를 다시 자리에 앉게 했다. 그냥 자기 자랑이려니 했더니 꼭 그렇지마는 아닌 듯해서이다.

"이렇게 좋은 곳이니 더 이상 나무랄 데가 없겠다고 생각하겠지요? 그렇게들 생각하나요? 정말 편하고 안전하고 쾌락하니 무엇을 더 바라겠어요? 그런대 그렇지가 않아요. 무언가가 허전합니다. 무엇인가가 없어요. 그게 뭐겠어요. 꾸미지 않은 자연이 없어요. 조용히 흐르는 냇가, 무어라고 말이 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랜 세월을 견딘 느티나무 같은 마음을 보듬어 주는 위안거리가 없어요. 떠다니는 구름은 같은 하늘을 노닐지만 구름이 보내주는 정감 어린 그늘이 없어요. 전원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요!"

결국엔 쓸쓸한 얼굴 모습이다. 처음엔 자랑인 듯하더니 그게 아니었다. 그렇다고 가만히 더 듣다 보니 원래 서울 태생이라 마땅히 갈 고향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물었다.

"아니 서울에서만 산 사람이 전원생활이 그립다고요? 에이 그냥 그리워하시고 마시구려. 아예 시골로 가서 살 생각일랑 마시구려."

했더니 이 사람 화를 벌컥 내면서 왜 그러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시골에서 살다가 서울로 올라왔는데 시골에서의 전원생활을 꿈꾸다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내려간 지 10년 만에 다시 올라왔쑤다. 전원생활이란 거 아무나 하는 게 아니랍니다. 우선 가려고 하는 곳에 연고가 있던가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시골이라고 해서 예전과 달리 텃세라는 것이 있어요. 그걸 헤쳐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둘째 힘이 있어야 해요. 혼자서 텃밭이라도 가꿀 힘이 있어야 해요. 셋째 자신이 있는 취미 생활이 있어야 해요. 남들은 열심히 농사짓고 이런저런 일을 하는데 혼자 빈둥빈둥 놀 수는 없지요. 그러니 취미든 혹은 특기든 뭐라도 있어야 시간도 보내고 혹은 동네 사람들과 어울릴 수도 있지요. 이런 준비가 없이 무작정 전원생활하겠다고 갔다가는 나처럼 서울로 다시 돌아와야 할걸요? 서울로 다시 올려고 해도 쉽지 않았어요. 우선 시골집 처분이 마음대로 안되고 또 막상 처분이 된다 해도 그 돈으로 전에 살던 집만큼은 살 수도 없단 말입니다. 겨우겨우 마련해서 서울로 오긴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후회가 막급입니다."

나는 몇 마디 더할까 하다가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그 사람은 그냥 하늘만 쳐다보면서 무언가 말을 하고 싶어 하는 듯했지만 나도 더 이상 그 사람의 꿈을 깨뜨리기 싫어서 그냥 일어고 말았다. 언젠가 다시 볼 수 있을는지 몰라도 그때는 그 사람의 생각이 변함이 없는지 어떨는지는 좀 궁금은 했지만 더 이상 마음에 담아 두지는 않았다.


[35] 걸음걸이 관찰기

2019. 2. 7. 21:42 | Posted by 랑세

사람마다 걷는 걸음걸이의 모양새가 가지 각색이다.

팔을 휘두르면서 발을 약간 벌린 듯한 자세로 걷는 팔자걸음, 두발을 나란히 하고 걷는 걸음, 왼쪽이나 오른쪽 어깨가 쳐진 듯하게 한 쪽으로 쏠린 듯 걷는 걸음, 꾸부정하게 어깨를 앞으로 숙이고 걷는 걸음, 안짱다리로 총총거리며 걷는 모습 등 다양하다.

또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을 걸을 때 앞사람의 신발 뒤 축을 보면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한 쪽이 유난히 닳아 있는 경우가 있고 어떤 사람은 얌전히 가운데가 닳아버린 사람도 있다.

걸음걸이는 사람의 몸가짐과 마음가짐과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한다. 걸음걸이가 힘차고 당당하게 걷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보폭을 좁게 해서 총총걸음으로 걷는 사람, 보폭은 적당하더라고 한걸은 한 걸음이 힘이 없이 걷는 걸음은 왠지 힘이 없어 보이고 자신이 없는 사람 걸음 같은 인상을 받는다. 그 반대로 소위 어깨들의 걸음걸이로서 공연히 봐 주는 사람도 없는데도 어깨에 힘을 주고 양쪽 팔은 부풀 리 듯 벌리고는 왼쪽 오른쪽으로 어깨를 흔들며 걷는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과시하기 위한 걸음으로서 불쾌감과 함께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국군의 날이나 기타 군인 관련 행사에서 보 듯이 '보무도 당당하게' 걷는 군인들의 모습에서는 씩씩함과 힘을 느낄 수 있어서 마음을 든든하게 한다. 그런대 만약 그 행렬의 앞에서 이끌고 있는 장성급이나 지휘관의 걸음걸이가 '보무도 당당하게' 걷지를 못하고 총총걸음이거나 어깨가 쳐져 있거나 허리가 구부정하게 걷는다면 그 꼴은 참 한심스럽게 보일 것이다. 일국의 제왕이나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란 자가 걸음걸이가 채신머리없게 걷거나 힘이 없고 우유부단한 모습으로 걷는다면 그것처럼 한심스러워 보이는 형국도 없을 것이다. 자신이 없어서 항시 남에게 의존하고 곁에서 알랑거리는 자들의 말이나 들으면서도 자신이 꽤나 옳은 듯 보이려고 위선적 행위를 일삼는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보면 대개 약간 안짱다리 걸음에 보폭은 넓지는 않으면서 주춤거리며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렇다. 적어도 일국의 제왕이나 대통령이 되는 사람들은 겉에 걸치는 옷치장보다는 평소의 걸음걸이 자세 같은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여행을 다니는데 일행 중에 그런 특이한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어느 여행에서 일행 중에 한 여성이 자신은 환경주의자로서 물을 아끼고 동물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여기 묘들 그러니까 고양이들을 데려다 보살피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평소 생활에서도 물을 아끼기 위해서 화장실 사용 시 자신이 먼저 사용한 후 곧바로 남편을 불러서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물을 아끼고 있다고 말을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를 말했는데 자신은 걷기를 좋아해서 잠시도 가만 앉아 있지를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집에서도 남편이 가만 앉아 있는 꼴을 못 본다고 한다. 그러니까 일행 중 다른 여성이 말을 받아서 아무리 아끼는 것은 좋지만 그건 좀 지나치지 않느냐고 그리고 남편분도 나름대로 쉬고 싶어 할 수도 있는데 너무 닦달을 하는 것 지나친 것 아니냐고 여자로서의 지켜야 할 예의(?)도 있지 않느냐고 하면서 작은 말다툼이 이어졌다. 점점 말소리가 커지는 듯싶더니 잠시 후 잦아들기에 다행이라고 여겼지만 아무래도 나머지 여행 기간 동안 두 여성의 사이는 서먹서먹해 보였다. 그런 후 그렇게 주장하는 여성분의 걸음걸이를 유심히 살펴보니 걸음걸이가 단정하다기보다는 엄정했다. 그건 거의 자신의 걸음걸이를 통제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신체는 약간 마른 편인데 허리는 꼿꼿하고 걷는 폼도 일자로 걷는데 거의 일체의 다른 여지가 없는 듯한 자세였다. 저녁 무렵 좀 떨어진 곳에서 거의 상체는 움직임 없이 슥슥 걷는 모습을 보았을 때는 거의 소름이 돋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이처럼 걸음걸이에도 사람의 성격과 품위와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속단할 일은 아니다. 무슨 일이든지 선입견이나 공연한 분별 심을 가지고 본다면 잘 못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저 잠시 심심풀이로 관찰해 볼 뿐이다. 어찌 한가지 일로 사람을 판단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자신의 걸음걸이를 뒤돌아 보면서 한 번쯤은 점검해 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이번 크루즈 여행은 1년 전쯤 바다투어(https://www.badatour.net/)에서 여행객을 모집했었다. 그때 참가하려고 검토했었지만 여행 기간에 일이 생겨서 그만 참가를 포기하고 있었다. 그러다 약 2달 전에 시간이 될 것 같아 연락을 해보니 다행히 자리가 있어서 예약을 하고 이번 여행에 참가할 수 있었다. 크루즈 여행 팁 중에 한 가지를 알려 드린다면 좀 일찍 예약을 하실 경우에는 간혹 객실 업그레이드해주는 경우가 있으니까 이왕 여행을 계획하셨다면 미리 사전에 예약을 하시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답니다.

그렇게 어렵사리 출발한 여행이라 더 각별했는지 모르겠다. 인천 공항에서 일행들이 집합해서 보니 8명에 가이드 1명 등 총 9명이 일행이었다. 인원은 많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서울은 한 겨울이라 두툼한 외투를 걸치고 갔는데 우리가 가려는 곳은 기온이 서울의 한 여름이라니 들고 갈 수도 없고 외투만 맡겨두는 곳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일행 중에는 연세가 가장 높으신 분이 80세이시고 부인은 78세였다. 전체적으로 65세 이상이고 부부팀 3팀에 여자분끼리 친구인 1팀이었다. 80세이신 분은 그 연세에도 열심히 일정을 소화하려고 애를 쓰셨지만 전립선에도 문제가 있다면서 방콕 터미널에서 시내까지 이동할 때 교통체증으로 차 안에서 근 3시간을 있을 때 매우 고생하셨고 그로 인해서 방콕 시내 관광 일부 코스에서는 그늘에 앉아서 기다리시는 일이 있었다. 그분은 좀 성격이 급하신 듯했는데 나중에 싱가포르에 재 입국할 때 검사장에서 점퍼를 벗으라고 했더니 마침 가이드가 뒤에서 들으니까 '에이 아예 발가벗으라고 해라!'하시면서 큰 소리를 내시 더라는데 다행히 그대로 소란 없이 넘어가서 한숨 놓았다는 말을 해서 우리끼리 한바탕 웃고 말았다.

일행이 많지 않으니까 서로 의견 충돌 없이 가이드의 안내에 조용히 따라다녀 큰 문제 없어서 다행이었다. 간혹 패키지여행을 다니다 보면 이견을 보이면서 서로 양보하지 않을 때의 곤란한 경우와 자꾸 독자적 행동을 일삼는 사람들이 있어서 일정에 지연을 초래하는 경우 등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전혀 그런 일 없이 조용히 진행되어 즐거웠다.

이번 크루즈 여행 중에는 전일 항해가 2~3일이나 되었기 때문에 선상 이벤트에 열심히 참가함으로써 좀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대개 저녁 식사가 끝나면 메인 쇼가 진행되는데 첫날 아이스 링크 쇼는 관람석이 비좁아 일찍부터 줄을 서 있어야 입장이 가능한데 크루즈 여행이 처음인 분들은 가이드가 안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설마 하는 마음에 시작 시간 전에 오는 바람에 입장을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다행히 다음 다음날 재 공연이 있어서 관람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한 번은 저녁 식사 후 나는 별도로 선상 갑판에서 바람도 쐬고 휴식을 취하는 사이 집사람은 일행 중 여자분들끼리 담화를 즐기다가 곧바로 그날의 메인 쇼를 관람하러 갔다는데 그 쇼는 퀸의 히트곡으로 'Rock Rhapsody' 시간이었단다. 요즘 상영 중인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나오는 노래들이 대부분이었다고 자랑을 하기에 '당신은 나랑 같이 보는 쇼는 재미없다고 하고 당신 혼자 보는 쇼는 재미있다고 하니 할 수 없네 이제부터는 혼자서 보슈'하고 삐져서 말을 했더니 '당신하고 같이 본 것이야 같이 보았으니 말할 것이 없지만 혼자 본 것은 내가 설명해 주는 것인데 뭐 그렇게 뾰로통해 하시나' 하고 반격을 하는 바람에 할 말을 잃었다. 매번 집사람한테 도전(?) 해봐야 본전도 못 찾는 줄 알면서도 간혹 어깃줄을 놓다가 반격만 당한다. 한 번은 쇼핑을 하면서 이것저것 사기에 '아니 무슨 물건을 그렇게 사대 시나?' 했더니 '아니 그럼 애들이 여행 간다고 용돈을 쥐여주었으니 뭐 조그마한 것이라도 선물을 해 줘야지 그냥 간단 말입니까?' 한다. '에이 괜히 가만히 나 있을 것을..' 속으로 중얼거리고 말았다.

크루즈 여행에서 항시 느끼는 것이지만 승무원들의 서비스 수준은 가히 톱클래스라고 할 만하다. 집사람하고 둘이서 하는 말이 있다. 보통 선실 청소가 하루에 두 번 정도 이루어지는데 우리가 식사를 하러 나가든가 혹은 잠시 나가서 배 안을 구경하러 다니든가 하러 나오면 마치 이 사람들이 어디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기나 한 듯 어느 틈엔가 와서 청소, 정리를 해 놓는다. 어떤 때는 잠시 나갔다 왔는데 그 사이에 정리가 되어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니 마치 감시를 하고 있다가 우리가 나오면 바로 청소를 하는 것 같았다. 물론 청소나 정리 정돈을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문에다 표시를 걸어 놓으면 되지만 굳이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놔두었다.

크루즈 여행은 휴식이고 휴양을 위한 여행이다. 기항지 관광은 크루즈 여행의 양념(?)으로서 선상의 생활에 활력을 주기 위한 것으로서 크루즈 여행의 주된 목적은 아니다. 이번 여행에서 방콕과 싱가포르 기항지 관광은 잠깐의 즐거움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방콕처럼 교통 체증에 이동하는 동안 차 속에서 시달리는 경우에는 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기항지 관광은 하선 선착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 정도로 한정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개인 여행이라면 가능하겠지만 여행사에서 일괄적으로 일정을 짜야 하는 입장에서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겠지만 고려해 봐야 할 사항이다.

이번 여행에서 깨달은 바가 한가지 있었다. 백수가 된 후 아이폰 사용이 그저 사진이나 찍고 에버노트에 자료들을 모아놓고 열어보는 수준으로 사용하다 보니 굳이 데이터 로밍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해서 그냥 갔는데 다른 무엇보다도 지도를 본다거나 궁금한 사항이 있을 때 특히 영어 단어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사전을 찾아보는 등 휴대폰이 꺼져 있으니까 아주 불편했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크루즈는 여러 나라를 다니기 때문에 데이터 로밍을 패키지로 하는 것 중에 저렴한 것으로 하면 비용도 많이 들지 않으면서 여행 중 편리하다는 말을 듣고 다음 여행부터는 필히 데이터 로밍을 해가지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여행을 끝내고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서 귀국하고 나니 피곤이 몰려온다. 여행의 뒤끝은 언제나 피곤을 동반한다. 그러나 그 피곤은 즐거운 피곤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지만 여행이 끝나고 나면 또다시 설렘이 찾아온다. 입국장을 지나 집으로 가기 전 잠심 커피 한 잔을 즐기다 보니 자연 눈길이 출국장으로 향한다. 그렇다. 이제는 또 다른 여행을 준비하고 생각하고 마련하는 일이 남아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또 다른 설렘의 시작이 아닐까?

즐거운 여행. 아무 탈 없이 돌아온 크루즈 여행에 감사한 마음이다. 그리고 이제 또 다른 여행을 시작해야겠다. 어차피 삶은 여행 그 자체이니까 말이다. 모든 것이 감사할 뿐이다. 감사!!!


이제 크루즈는 끝이 나고 싱가포르 터미널에 도착했다.

우리 팀에게 배정된 하선 시간은 오전 9시 30분이었다.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혼잡이 굉장할 터인데 이렇게 시간을 배정하니까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줄어들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뷔페 레스토랑에 올라가서 마지막으로 음식들을 골고루 맛보면서 천천히 시간을 보내다가 모임 장소로 이동을 했다. 일행들은 하나같이 아쉬워했지만 하선 안내 방송이 나오면서 우리는 드디어 배를 내려 싱가포르 입국장으로 들어갔다.

한국행 비행기는 저녁 10시 30분 출발 예정이라서 그 시간까지 싱가포르 관광을 하도록 여행사인 바다투어에서는 계획을 짜 놓고 있었다. 처음에는 국립 식물원 보타닉 가든을 관광했다. 부지가 상당히 커서 전부 돌아보기에는 시간상 어렵기 때문에 약 1시간 정도 산책 겸 걸어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열대 식물들이 많이 보였고 곳곳에 꽃들이 만발한데 싱가포르 사람들은 이곳에 주말이면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하는 유명한 장소라고 한다.

우리는 오랜만에 한국 음식점으로 가서 삼겹살에 김치 등으로 입맛을 돋우었다. 어찌 크루즈 선상의 음식과 비겨 할 수 있겠는가. 역시 한국인은 김치와 삼겹살에서 힘(?)을 얻는 것인가? 즐겁게 웃고 떠들면서 특히 삼겹살은 무한리필이라서 양껏들 먹었다.

다음엔 머라이언 공원으로 가서 사자 상을 보고 그곳에서 에스플러네이드 극장의 외관과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외관을 볼 수 있었다. 머라이언 사자상은 머리는 사자이고 하반신은 인어로 싱가포르의 상징하는 상상의 동물이다. 에스플러네이드는 마이크 모양을 본떠서 디자인했다는데 처음에는 말들이 많았었는데 이제는 싱가포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명 건물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마리나 배이 샌즈 호텔은 이제 너무 유명해져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는데 멀리서 보는 외관은 참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거대한 실내 식물원이다. 인공적으로 만든 거대한 폭포가 입구에서부터 놀라게 만든다. 각종 식물들이 꽃과 함께 어우러져 너무 환상적이었다. 사실 여기는 낮보다도 밤에 슈퍼트리 쇼라고 불빛 찬란한 쇼인데 우리는 아깝게 출발 시간이 맞지 않아서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싱가포르는 6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 남쪽으로 센토사란 섬이 있다.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섬에 있는 거대한 머라이언 상 관망대를 올라가 보았다. 관망대에서는 센토사 섬 일대가 한눈에 보였다. 이 머라이언 상은 시청 근처에 있는 머라이언 상보다 크고 그래서 일명 아빠 머라이언이라고 불린단다. 크기는 높이 37m 정도로서 약 10층 높이이다. 섬 일대를 케이블카로 돌아보는 것으로 이제 싱가포르 관광도 끝내고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서 차이나타운으로 이동했다. 거기에는 유명한 불이사라는 절이 있었지만 그냥 지나쳐서 차이나타운 야시장에 있는 식당에 자리를 잡고 현지식으로 저녁을 간단히 먹었다. 어차피 밤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너무 과식하면 무리가 될까 봐 조심스러웠다.

아! 밤 비행기는 역시 힘들다. 온몸을 뒤틀면서 잠들었다 깨었다 하다 보니 인천국제공항이란다. 아! 역시 집 떠나면 고생이라더니 아무리 좋은 음식에 편한 잠자리에 즐거운 공연들이 펼쳐졌던 여행이었지만 서울에 도착하니 더없이 편안하고 마음이 놓였다. 이렇게 해서 6박 8일간의 크루즈 및 싱가포르 방콕 여행이 끝났다. 아무 탈 없이 즐거운 여행이 되어서 더욱 감사한 마음이다. 정말 감사!!!


[32] 크루즈 마지막 날

2019. 2. 6. 19:02 | Posted by 랑세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 마련이다. 이제 내일 아침에는 일어나자마자 하선을 해야 한다. 마지막 밤을 보내면서 이곳저곳 혹여 아쉬운 점이 있을까 해서 돌아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먹을 것도 다시 한번 챙겨 먹고 해보지 못한 것은 한번 경험을 해보고 하면서 보냈다.

집사람은 내가  카지노 룸에 가서 파친코 한번 해 보자는 것을 극구 말리는 것을 우겨서 데리고 갔다. 난생처음 해보는 파친코라 하는 방법도 몰라 옆을 흘글흘금 쳐다보면서 대충 하는 방법을 알아가지고는 모험을 시작했다. 집사람은 노름이나 도박을 무척 싫어하고 나도 별고 그 방향에는 관심이 없었던 터라 전혀 무경험자로서 도전이었는데 예상외로 집사람은 선전을 해서 본전보다 세배 정도 따고 나서는 그만두려는 것을 우겨서 좀 더 좀 더 하고 응원 아닌 응원을 했다. 한참을 했는데도 세배 정도 따고는 더 이상하면 잃을 것 같다고 하면서 집사람은 손을 때고 대신 내가 세배 정도 딴 것에서 집사람이 처음 건만큼의 돈 넣고 시작을 했는데 나는 얼마 안 가서 본전을 전부 까먹고 말았다. 그래도 투자한 돈보다 좀 벌었다고 집사람은 좋아하면서 끝을 냈다. 처음치고는 괜찮았다. 하지만 집사람이 이제 그만하겠다고 한 것은 정말 현명한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그날 일행 중에 파친코를 한 사람들은 전부 잃었다고 투덜대는 것을 보면 우리도 아마 좀 더 따보려고 계속 시도했다면 끝내는 본전까지 전부 잃고 말았을 것이 분명하다.

점심 저녁을 뷔페가 아닌 대연회장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이제 이런 정도의 식사를 하려면 우리 형편에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니 충분히 즐겨보자고 일행들과 어울려 마지막 식사까지 마쳤다. 저녁 식사는 거의 끝나갈 무렵에 레스토랑 웨이터들이 전부 나와서 식당 안을 한 바퀴 돌고는 계단에 전부 모여서 작별 인사를 하고 다음 기회에 다지 찾아달라는 뜻에서 합창으로 노래를 불렀다. 식당 안 손님들도 다 같이 손뼉을 치면서 분위기를 맞춰 주었다. 인상에 남을 장면의 연출이었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작년 어느 때는 합창 노래가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부르며 댄스까지 들 추웠다고 한다.

간단한 기념품들도 샀다. 정품에서 세일 가격으로 파는 물건들이 있어서 몇 개 사라고 했더니 집사람은 이건 필요 없고 저건 비싸고 하면서 겨우 한두 개 정도 사고 말았다.

짐을 미리 싸서 문밖에 내놓으면 내일 하선해서 터미널에 입국 수속하고 나가면 짐이 도착되어있게 준비를 한단다. 그래서 미리 짐을 싸서 내놓고는 다시 선내를 돌아다니다가 피아노 반주에 팝송을 부르는 나이 지긋한 싱거의 노랫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조용하게 흐르는 얫 팝송을 들었다. 정말 클래식한 분위기였다. 얼마 만에 집사람하고 이런 분위기에 취해보았나 생각하면서 추억에 젖어 드는 분위기였다.

이제 끝이다. 정말 즐겁고 호식하는 호사를 누리는 여행이었다. 글쎄 언제 다시 이런 기회가 올는지는 몰라도 한참은 이 여행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즐거운 여행을 이제 아쉬움 속에 마무리해야겠다 안녕 크루즈. 다시 만날 그날까지....


갑자기 크루즈 출항 시간이 조금 앞당겨지는 바람에 오늘 하선 시간이 8시 30분으로 변경됐다. 크루즈 여행은 여러 나라를 옮겨 다녀야 하기 때문에 표준 시간이 계속 변경이 된다. 처음 기항지인 싱가포르는 한국 시간보다 1시간 늦었는데 이틀 후 방콕에 도착하면서는 한국시간보다 2시간이 늦춰진다. 오늘 아침 8시 30분 하선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6시 30분에는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만 알람을 한국시간 6시 30분에 맞춰놓고 자는 바람에 2시간이나 일찍 깼다가 그만 다시 더 자야 하는 난센스를 빚어냈다. 그건 굳이 바쁘게 연락할 일도 없기 때문에 휴대폰 로밍을 하지 않은 까닭이다. 그러다 보니 휴대폰 시간은 한국시간을 그대로 표시하기 때문에 아차 하면 그런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아침도 서둘러서 먹고 하선을 한 후 파타야 동물원으로 향했다. 방콕은 오늘도 미세먼지가 심각했다. 현지 가이드 말에 따르면 방콕 시내 초중고가 오늘 임시 휴교라고 한다. 동물원 규모는 과천 대공원보다는 작았고 사육하고 있는 동물의 종류도 보잘것없었다. 그런대도 일정에 포함한 이유는 장기간 크루즈 여행에서 오는 피로감을 덜어주기 위해서란다.

하지만 이번 싱가포르 방콕 크루즈 여행은 기항지 관광에서 별로 즐겁지 않았다. 그것이 다른 이유보다도 이동하는데 교통체증으로 인해 시간 소요가 많아 차 속에서 무려 서너 시간을 보내야 했기 때문이었다. 동남아 크루즈는 아무래도 방콕 기항을 하지 않을 수 없을 터인데 이런 교통체증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차 속에서 고생을 해야만 한다면 그래서 크루즈로 다시 오고 싶은 생각은 없다.

12시 정확히 출항을 했다. 이제 다시 싱가포르로 간다. 내일 종일을 또 크루즈 선내에서 생활해야 한다.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별 불편은 없다. 각종 행사나 공연 놀이 등이 전날 신문 형식으로 배달이 되기 때문에 사전에 다음날 일정을 개인의 취향에 맞게 짜 놓으면 된다. 그러므로 하루를 보내는데 허튼 시간도 없이 짜임새 있게 보내게 된다.

오늘은 파타야 관광을 마지고 크루즈로 와서 점심을 먹고 선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면서 추억에 남길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사실 여행에서 남는 것은 사진뿐이다 하는 말은 어쩔 수 없는 진리인 것 같다. 어느 분 말씀이 여행지에서 마음속에 담아오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가 대신 여행을 다녀오는 것 같은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그분 말씀은 여행지에서 내 마음속에 그곳의 감흥과 풍경과 분위기를 담아 와야지 기껏 카메라 앵글만 맞추다 막상 돌아와서는 마음속에 남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경우가 진정한 여행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실 우리네 여행에서 마음속에 담아온다 해도 며칠만 지나면 잊어버리고 마는 기억력을 어쩌겠는가? 그래도 시간이 지난 후 사진이라도 보면 다시 기억을 해 낼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바람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은 것은 아닐까?

로얄 캐리비안 보이저호에는 대연회장 레스토랑이 3,4,5층에 있고 대 연회장 뷔페 레스토랑까지 해서 4곳이 있는데 보통 한 곳에는 4백여 명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규모이고 탑승객이 3천 명 이상이다 보니 대연회장 레스토랑은 저녁 시간에 두 번에 걸쳐서 식사 타임이 있다. 모든 음식은 무료인데 술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 외에도 고급스러운 유럽 스타일 레스토랑이 몇 군데 있는데 그런 곳은 돈을 내고 사용해야 한다. 뷔페 레스토랑은 거의 시간의 제한 없이 개방되어 있어서 언제나 먹고 싶을 때 가서 먹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저녁은 모처럼 추억을 남기기 위해 뷔페 레스토랑이나 대연회장 레스토랑보다 좀 더 고급스러운 비용을 부담하는 레스토랑을 예약해서 식사를 했다. 웨이터 들의 공손하면서 예의를 갖춘 서비스를 받으며 가진 저녁 식사시간은 정말 품위도 있으면서 기억에 남길 거리를 만들었다. 뭐 사실 일반 부테 식당보다 음식 재료들도 고급 지다고 설명은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 스테이크가 그거고 샐러드 야채들도 똑같구먼 뭐 일부러 free restorang을 놔두고 꼭 비용을 지불하면서 고급 레스토랑을 가느냐 하는 생각을 했지만 어찌했든 하나의 멋있는 추억거리는 확실했다.

이제 여행도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체중은 얼마나 늘었을까, 혈당은 괜찮을까 하는 등 조금은 걱정이 되지만 여행이 끝나고 나서 귀국하는 데로 다시 열심히 걷기 운동을 해서 다시 원 상태로 돌려놓도록 해야 할 것이다. 즐거운 날들이었다. 오늘도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