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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2.07 [35] 걸음걸이 관찰기

[35] 걸음걸이 관찰기

2019. 2. 7. 21:42 | Posted by 랑세

사람마다 걷는 걸음걸이의 모양새가 가지 각색이다.

팔을 휘두르면서 발을 약간 벌린 듯한 자세로 걷는 팔자걸음, 두발을 나란히 하고 걷는 걸음, 왼쪽이나 오른쪽 어깨가 쳐진 듯하게 한 쪽으로 쏠린 듯 걷는 걸음, 꾸부정하게 어깨를 앞으로 숙이고 걷는 걸음, 안짱다리로 총총거리며 걷는 모습 등 다양하다.

또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을 걸을 때 앞사람의 신발 뒤 축을 보면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한 쪽이 유난히 닳아 있는 경우가 있고 어떤 사람은 얌전히 가운데가 닳아버린 사람도 있다.

걸음걸이는 사람의 몸가짐과 마음가짐과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한다. 걸음걸이가 힘차고 당당하게 걷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보폭을 좁게 해서 총총걸음으로 걷는 사람, 보폭은 적당하더라고 한걸은 한 걸음이 힘이 없이 걷는 걸음은 왠지 힘이 없어 보이고 자신이 없는 사람 걸음 같은 인상을 받는다. 그 반대로 소위 어깨들의 걸음걸이로서 공연히 봐 주는 사람도 없는데도 어깨에 힘을 주고 양쪽 팔은 부풀 리 듯 벌리고는 왼쪽 오른쪽으로 어깨를 흔들며 걷는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과시하기 위한 걸음으로서 불쾌감과 함께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국군의 날이나 기타 군인 관련 행사에서 보 듯이 '보무도 당당하게' 걷는 군인들의 모습에서는 씩씩함과 힘을 느낄 수 있어서 마음을 든든하게 한다. 그런대 만약 그 행렬의 앞에서 이끌고 있는 장성급이나 지휘관의 걸음걸이가 '보무도 당당하게' 걷지를 못하고 총총걸음이거나 어깨가 쳐져 있거나 허리가 구부정하게 걷는다면 그 꼴은 참 한심스럽게 보일 것이다. 일국의 제왕이나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란 자가 걸음걸이가 채신머리없게 걷거나 힘이 없고 우유부단한 모습으로 걷는다면 그것처럼 한심스러워 보이는 형국도 없을 것이다. 자신이 없어서 항시 남에게 의존하고 곁에서 알랑거리는 자들의 말이나 들으면서도 자신이 꽤나 옳은 듯 보이려고 위선적 행위를 일삼는 사람들의 걸음걸이를 보면 대개 약간 안짱다리 걸음에 보폭은 넓지는 않으면서 주춤거리며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렇다. 적어도 일국의 제왕이나 대통령이 되는 사람들은 겉에 걸치는 옷치장보다는 평소의 걸음걸이 자세 같은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여행을 다니는데 일행 중에 그런 특이한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어느 여행에서 일행 중에 한 여성이 자신은 환경주의자로서 물을 아끼고 동물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여기 묘들 그러니까 고양이들을 데려다 보살피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평소 생활에서도 물을 아끼기 위해서 화장실 사용 시 자신이 먼저 사용한 후 곧바로 남편을 불러서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물을 아끼고 있다고 말을 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를 말했는데 자신은 걷기를 좋아해서 잠시도 가만 앉아 있지를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집에서도 남편이 가만 앉아 있는 꼴을 못 본다고 한다. 그러니까 일행 중 다른 여성이 말을 받아서 아무리 아끼는 것은 좋지만 그건 좀 지나치지 않느냐고 그리고 남편분도 나름대로 쉬고 싶어 할 수도 있는데 너무 닦달을 하는 것 지나친 것 아니냐고 여자로서의 지켜야 할 예의(?)도 있지 않느냐고 하면서 작은 말다툼이 이어졌다. 점점 말소리가 커지는 듯싶더니 잠시 후 잦아들기에 다행이라고 여겼지만 아무래도 나머지 여행 기간 동안 두 여성의 사이는 서먹서먹해 보였다. 그런 후 그렇게 주장하는 여성분의 걸음걸이를 유심히 살펴보니 걸음걸이가 단정하다기보다는 엄정했다. 그건 거의 자신의 걸음걸이를 통제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신체는 약간 마른 편인데 허리는 꼿꼿하고 걷는 폼도 일자로 걷는데 거의 일체의 다른 여지가 없는 듯한 자세였다. 저녁 무렵 좀 떨어진 곳에서 거의 상체는 움직임 없이 슥슥 걷는 모습을 보았을 때는 거의 소름이 돋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이처럼 걸음걸이에도 사람의 성격과 품위와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속단할 일은 아니다. 무슨 일이든지 선입견이나 공연한 분별 심을 가지고 본다면 잘 못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저 잠시 심심풀이로 관찰해 볼 뿐이다. 어찌 한가지 일로 사람을 판단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자신의 걸음걸이를 뒤돌아 보면서 한 번쯤은 점검해 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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