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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02 눈을 치우며

눈을 치우며

2012. 2. 2. 20:19 | Posted by 랑세

눈이 내리면 시인은 시를 생각하고 젊은 청춘은 낭만에 젖는다.

꼭 그렇지만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럴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지.

하지만 눈이 와서 쌓이면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나처럼……

길에 쌓인 눈을 치워야 하니까.

 



겨울 막바지에 입춘도 얼마 남지 않은 날 눈이 내렸다.

나무 위에 지붕 위에 길 위에 눈이 쌓였다.

 

 

 

윤동주

 

지난밤에

눈이 소복이 왔네

지붕이랑

길이랑 밭이랑

추워한다고

덮어 주는 이불인가 봐

그러기에

추운 겨울에만 내리지

 

나무 위에 지붕 위에 내린 눈은 치우지 않아도 언젠가는 녹아 내리겠지만 길 위에 쌓인 눈은 곧바로 치우지 않으면 그래서 얼어붙으면 곤란해진다.

요즘은 집 앞 눈은 치우지 않으면 법으로 책임을 묻게 되어 있다지만 그래서 보다 우선 내 차가 움직이는데 지장이 있기 때문에 치우지 않을 수 없다.

집 앞 도로는 경사가 매우 가파르기 때문에 치우지 않아 얼어 붙기라도 한다면 차가 올라가지 못 할 경우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눈을 치우는 일은 힘든 일이다.

이번에도 3시간 정도를 치우고서야 끝낼 수 있었다.

그런대 4~5cm 쌓인 눈을 치우다 보면 그 밑에는 전혀 습기라고는 찾아 볼 수 었게 포근히 덮어 놓았던 솜털을 걷어낸 듯 뽀송뽀송하다.

눈을 치우며 시를 떠올리다 보니 덜 힘든 듯 끝냈다.

누구는 내리는 눈을 보고 시를 생각 하지만

나는 눈을 치우며 시를 느껴본다.

 

눈 위에 쓴 시

                               류시화

 

누구는 종이 위에 시를 쓰고

누구는 사람 가슴에 시를 쓰고

누구는 자취없는 허공에 대고 시를 쓴다지만

 

나는 십이월의 눈 위에 시를 쓴다

눈이 녹아 버리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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