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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11 주변 사람들 이야기 1

주변 사람들 이야기 1

2012. 2. 11. 14:50 | Posted by 랑세
 

우리는 향기로운 나무들 이라는 모임을 자주 갖는다.

모두 6명인데 그 중에 최인영이란 친구가 있다. 호는 청목이라고 부른다.

그런대 이 사람이 무라카미 하루키 친구인 안자이 미즈마루라는 사람과 비슷하다.

안자이 미즈마루는 화가이지만 이 친구는 목공예가 이다.

청목은 사람 좋고 또한 통이 큰 사람이다.

미즈마루는 하루키와 간혹 술친구가 되기도 하지만 하루키한테 그림도 선사해주고 그런 친구인데 청목은 나한테 목공예 작품 한 점 준적은 없다는 것을 빼곤 거의 비슷하다.

청목이 통이 크다는 건 직장 동료들이 2차인지 3차인지는 말을 안 해서 잘 모르겠지만 술을 진탕마시고 그들을 데리고 야밤에 집으로 몰려가서 또 술을 진탕으로 마시고 목조각 작품들을 전부 집어 가져갔다는데 서도 알 수 있듯이 뼈를 깎는 각고 끝에 완성한 작품들을 집어 가도 가만있을 정도라면 보통 통이 큰 사람은 아니다. 나한테는 한점도 안 주었지만 말이다.

더구나 그날 집에 있던 그동안 잘 모셔 두었던 양주들을 하나 둘 꺼내다가 몽땅 거덜을 내도록 마셔댔다하니 참 통이 큰 사람이다. 나한테는 양주 한 모금도 준적 없지만 말이다

나도 한번 청목 부인을 뵌 적이 있는데 매우 품위가 있고 점잖은 분이신데 통이 큰 청목 때문에 아마 곤욕(?)을 치루지 않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야밤에 친구들을 몰고 다니는 사람들은 그 부인이 고생한다는 일반적인 말이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러니까 나는 청목을 이야기 할 때 절대 나쁘게 이야기 하거나 험담을 할 수 없다. 내가 만약 사람 좋은 사람을 험담을 한다면 내가 나쁜 사람이 될 터이니 절대 나쁘게 이야기 할 수 없다.

우리는 간혹 만나서 당구도 치고 막걸리도 마시곤 한다. 당구 실력도 용호상박이라고 할까 서로 엇비슷하다. 내가 한번 이기면 그 친구가 또 이기기도 하고 그러지만 사실 내가 쪼금 높다. 당구 게임이라는 것이 보통 진 사람이 게임비를 내는 거니까 내가 몇 번 연속으로 지게 되면 좀 약이 오르는게 정상이다. 그래서 어이 이제는 당구수를 좀 올리는게 어때? 하면 표정에 변함이 없이 쓸데없는 소리 하면서 올리겠다 안올리겠다 없이 그냥 가만히 있는걸 봐도 참 통이 큰 사람이다.

그리고 우리는 술 실력도 비슷하다. 막걸리로 말 할 것 같으면 요즘 시쳇말로 각 일병으로 끝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기분이 좀 좋으면 한 병 더 하는 것도 비슷하다. 그 정도지 지나칠 정도로 마시거나 그 친구 직장 동료들 데리고 야밤에 집으로 몰려가는 행태 같은 건 우리 둘이는 없었다. 그러니 한 사람만 데리고 가는 것보다 여러 명일 때만 데리고 가는걸 봐도 참 통이 큰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한번은 막걸리를 마시는데 내 핸드폰이 건전지가 바닥이 나서 충전 표시가 깜박거리기에 어 이거 큰일인데 건전지가 다 되었네 하니까 그는 내 핸드폰을 들고 나가서 근처 편의점에 가서 충전해달라고 맡기고 왔다. 참 그러고 보니까 사람 좋기만 한게 아니고 친절하기도 하다. 그러면서 천원이래……. 그런다 그래서 뭐 천원? 그러면 이따 찾으러 갈 때 줄께. 하고는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썰을 풀다 보니까 잠깐 없어졌다 했더니 잠시 후 돌아와서는 자 핸드폰 찾아왔어 그러면서 내 주기에 아니 천원 가지고 가지 그랬더니 쓸데없는 소리 그러고 만다. 그러니 얼마나 통이 큰가 하는걸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날 술값은 내가 냈다.

그런대 이 친구가 취구를 잘 친다. 취구란 무어냐 하면 술한잔 걸치고 치는 당구인데 나는 술한잔 걸치게 되면 자세가 흐트러져서 게임을 잘 못하는데 이 친구는 맨 정신일 때 보다 더 잘 친다. 그뿐이 아니다. 보통 취구를 치면 자기가 이기게 되는데 그러면 자기가 이기고도 게임 비를 자기가 낸다. 그러니 얼마나 통이 큰 친구인가.

절대 좋은 사람을, 통이 큰 사람을 나쁘게 이야기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이런 것이다. 하지만 그 친구가 이 글을 읽는 다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 뒤가 캥기기는 하지만 뭐 통이 큰 사람이라 아무 소리도 없이 그냥 지날 갈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마 쓸데없는 소리 할 지도 모르고 어찌했든 다음 만날 날이 기다려진다. 만나면 즐거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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