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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1.09 서울 둘레길 3코스 고덕, 일자산 코스를 걷다

서울 둘레길 3코스 고덕,일자산 코스

거리 : 26.1km, 소요시간 : 9시간 , 난이도 : 중



​3코스는 지금까지와는 좀 다르게

시냇 길과 천변 길들로 이루어져 있다.

일부 구간은 고덕산, 일자산 구간이 있기는 하지만.


​드디어 강북에서 한강, 광진교를 건너 강남으로 왔다.

광진교 위를 자전거 길과 걷는 길을 위해

조경 시설을 해 놓은 것이 좋아 보인다.​

​씨앗도 뿌리는 위치에 따라

잘 여물고 여물지 못하고 하는 운명의 차이가 있듯이

둘레길 알려주는 오렌지 리본도

산속 나뭇가지에 메달리면 선명하고 예쁜 색갈을 누리지만

아! 이렇게 시내 차도에 메달리게 되면​

매연에 찌들어 색도 바래고

모습도 초라해 보인다.​
그래도 운명이듯 숙명이듯

가로등 허리에 메달려

둘레길 길손들에게

방향을 알려주는 소임에 열심인 리본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역시 둘레길의 묘미는 산자락 길에 있다.

광진교 입구에서 부터 고덕산 입구까지는

차도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자동차 소음에 또 일부 구간을 포장 공사장까지 겹쳐서

어수선한 분위기였으나

고덕산에 부터는 산길이라 역시 고즈녁하고 한적하다.

중간에 만난 스탬프통이 너무 반갑다.

고덕산을 지나 일자산 코스는

13,4년 전 둔촌동에서 살 때

자주 올랐던 뒷산이라

낯도 익지만 높지도 않고 적당히

오르락 내리락이 있어 걷기에 기분 좋은 길이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모두 아는 사람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모처럼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다.

당시에도 보았던 조형물을 한장 찍어 보았다.


내용인즉


[둔촌선생께서후손에 이르기를]

讀書可以 悅親心(독서가이 열친심)

勉爾孜孜 惜寸陰(면이자자 석촌음)

老矣無能 徒自悔(노의무능 도자회)

頭邊歲月 苦駸駸(두변세월 고침침)

독서는 어버이의 마음을 기쁘게 하느니

시간을 아껴서 부지런히 공부하라

늙어서 무능하면 공연히 후회만 하게되니

머리맡의 세월은 괴롭도록 빠르기만 하느니라.

遺子滿籯金(유자만영금)

不如敎一經(불여교일경)

此言雖惔薄(차언수담박)

爲爾告丁寧(위이고정녕)

자손에게 금을 광주리로 준다해도

경서 한 권 가르치는 것만 못하느니라

이 말은 비록, 쉬운 말이나

너희들을 위해서 간곡히 일러둔다

 

이집(李集·1327~1387·고려말 성리학자) 호는 둔촌(遁村)의

자손들에게 들려주는 교훈적인 한시다.



지난번 2코스에서 걸으면서 딴 생각에 몰두하다가

그만 길을 놓쳐서

봉화산 570계단을 올라갔다가 아닌가?해서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간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또 딴 생각 끝에

길 옆에 있던 스탬프 통을 놓치는 바람에

500m 정도 갔던 길을 돌아와서

스탬프를 찍고 다시 가는 실수를 했다.

잠시도 길 안내 표시를 놓치면 안된다는 것은

둘레길에서의 큰 맹점이다.

이번 코스는 한강 변에서 부터

성내천, 장지천, 탄천에 이르기까지

주로 천변을 걷다 보니

평지라서 걷기에는 좋은데

차도와 아파트 촌 등 마을과 가까워

주위가 산만하고 시끄러워

둘레길로서는 그다지 좋은 길만은 아니였다.

다만, 길 주변 곳곳에

이처럼 잘 짜여진 공원등이 조성되어 있어서

보기에도 좋고 잠깐 쉴 수 있어서도 좋았다.

근 20년 전에 영국에서 한 일년 있을 때

런던 곳곳에 있는 울창한 공원과

운치있게 놓여있는 벤치들을 보면서

사람 사는 멋과 여유와 풍요를 한꺼번에 느꼈었는데

요즘의 한국도 그리고 특히

서울도 많은 문화적 혹은 사람 사는 질적면에서

변화가 되고 있음에 감사를 느끼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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