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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1.07 [7信] 손주 아이들을 보며

손주 애들이 방학을 해서 우리는 더 바빠졌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한 일이지.

부산에서까지 방학 특강을 듣기 위해서 서울에 올라왔으니 집이 갑자기 북적대니까 사는 집처럼 느껴지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한동안은 바쁘게 생겼더군. 제일 힘들고 고생하는 사람은 당신인대 그래도 연신 무어가 그리 좋은지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는 모습을 보면 한편 고맙기도 하고 안심이 되기도 해서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

그런대 아직 초등학생들을 이렇게 학원이다 특강이다 뭐다 하면서 쉴 시간도 없이 몰아치는 것은 좀 심한 거 같지 않아?

친 손주야말로 이건  방학을 하면 애가 더 바쁘게 이 학원 저 학원 다니는 모습을 보면 뭐 이거 고등학교 학생인가 할 정도란 말이지. 물론 지 부모가 맞벌이하다 보니 애가 집에서 있으면 할머니인 당신이 더 힘들까 봐 학원으로 돌리는 건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특강까지 신청을 해서 애가 잠시도 쉬지 못하고 뛰어다닌 걸 보면 옆에서 보기에 측은하단 말이지. 더구나 외손주 아이까지 뭔 방학 특강이라고 해서 부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와서 2주 동안이나 공부하게 만드는 데는 참 어이가 없기도 해.

나는 옆에 있다가 방학 전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 픽업해주느라고  운전을 했었는데 덩달아 바빠져서 방학 동안에는 매일을 픽업해 주기 위해서 운전을 해야 하니 나도 사실 힘들어졌다는 것이지.

어차피 교육 문제는 당신이 학교 선생을 한 경험을 살려서 열심히 잘 이끌고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과연 한참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을 이렇게 몰아쳐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전에 초등학교 애들을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내 몬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남의 이야기로 먼 산 바라보듯 했는데 막상 내가 그런 상황이 되고 보니 할 말을 잃었다고나 할까.

교육은 자연을 벗 삼아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는 루소의 에밀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또 그렇게 키울 수도 없는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조금은 좀 아이들답게 아이들을 위한 그리고 아이들 그 자체로서 자랄도 록 하는 교육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오늘이었지.

그런데 친손주 외손주 두 아이가 함께 어울려 지내는 요즘 확실히 다른 행동거지를 보는 재미가 무척 쏠쏠하더군. 두 아이가 생년월일로 볼 때는 일 년 반 정도 차이가 나지만 좀 더 큰 친손주 녀석은 2학년으로서 확실히 점잖고 동생을 다독거릴 줄 아는 여유가 있어 보이고 외국에서 5년을 지내다 온 외손주 녀석은 한국에서 일학년으로 편입해서는 환경 적응과 영어권에서 생활한 터라 한국어가 말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쓰기에 곤란을 겪을까 걱정했었는데 빠른 시간 만에 습득하는 것을 보고 대견스러웠는데 행동도 아주 밝고 춤도 잘 추고 말도 잘하면서 잘 어울리는 것이 친손주 녀석 하나만 보다가 둘을 같이 보니 재미가 더 하더군. 당신이 그래서 그렇게 미소가 입에서 떠나지 않는 거 아닐까?

시쳇말로 손주 아이들은 오면 반갑고 귀엽고 즐겁지만 좀 지나면 언제 가나 빨리 안 가나 한다는데 글쎄 이제 며칠 지나면 그런 생각이 들까? 아직은 좋기만 한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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