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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06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

2009. 2. 6. 22:26 | Posted by 랑세

셰익스피어 독후감.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라 하면 햄릿,오델로,리어왕,멕베드를 말한다.

거기서 로미오와 줄리엣은 제외되어있다.

다른 비극들은 성격적 비극이라고 하는데 로미오와 줄리엣은 운명적 비극으로 분류되면서 4대 비극에서는 제외되었는데 그건 전문가적인 견해이고 역시 로미오와 줄리엣도 비극임에는 틀림이 없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너무 잘 알려져서 읽지 않았어도 읽은 것만큼 내용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읽기에 부담이 없는 대신 신선한 충격이나 그런 면에서는 떨어진다.

연극으로도 몇번보았다. 96년도 영국에 있을 때도 한번 보았는데 대사를 영어로 하는 극이다 보니 도통 알아 들을 수 없어서 매우 답답했던 기억과 그런 외국인들을 위해서 무대 위에 커다란 모니터를 켜놓고 영어 자막을 보여주든 장면이 기억난다.

그런 후 국내에서 TV를 보다 보니 무슨 연극인가 오페라 실황중계를 해주는데 무대 위에 그와 같은 모니터를 달아놓고 자막을 보여주는 장면을 보고는 우리나라도 관중들을 위해 서비스가 변하고 있음을 느꼈다.

연극의 대사가 읽다 보면 매우 강렬하고 과장된 듯 보이는 이유는 셰익스피어 시대의 풍조가 아닌가 하는데 좀 현대적 감각으로는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그것이 또한 고전을 읽은 재미이면서도 가까이 하기에 쉽지않게하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처음 만나는 장면도 우리가 말하는 사랑의 테마가 덜 감명 있게 다가오는 아쉬움과 줄리엣이 페리스라는 청년 귀족과의 결혼을 거부하는 이유가 애매모호하고 갑자기 운명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줄리엣이 아버지 캐플리트의 결혼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음이 너무 인위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에서는 테마 음악으로 처음 만나는 무도회 장면이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어서 당시 젊은이 사이에서는 매우 알려진 음악이 되었듯이 그 부분이 영화에서의 주요 장면으로 처리되었는데 원작자의 책에서는 너무 간단하게 처리 되어있어 원작과 영화의 대본 사이가 이처럼 엄청난 것이로군 하고 느꼈다.

마지막 부분에서 줄리엣을 가사(假死) 상태로 해놓고 후에 깨어나게 하려는 계획을 세운  로렌스 신부가 보낸 서신이 도착하기 전에 로미오의 하인 밸서자의 소식이 먼저 줄이엣의 죽음을 전달하므서 로미오가 자살하게 만드는 운명적 비극의 스토리를 탄생하게 되었다.

로미오의 성격은 극 전반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이 좀 어두운 면이 있다.하지만 책임감 있고 친구와의 우정과 의리가 돈독하면 감상적이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정열적인 면이 있고 적과의 결투를 승리로 이끄는 용감성도 있는 그야말로 사나이 중에 사나이이면서도 사랑하는 연인 앞에서는 한없이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성격이었다.

줄리엣은 여자의 아름다움이 충만한 재녀(才女)아니었을까?

줄이엣의 부친 캐플리트는 완고하면서 부()와 권력에 몰두하는 전형적 아버지의 성격이었고 어머니는 보통 평범하면서 여필종부(女必從夫)로 그려지고 있고 유모는 수다스런 모습에 수선스런 모습이 우리네 향단이의 나이든 모습을 연상케 한다.

로미오의 친구 머어큐쇼는 흉금을 털어놓을 만한 모습인 반면 캐플리트 부인의 조카이면서 로미오의 비극을 초래하게 하는 장본인인 티볼트는 무례하고 건방지고 천방지축이고 캐플리트가와 몬터규가의 불란(不亂)을 부채질하는 역할을 충분하게 소화해 냈다.

카돌릭 신부로서 당시에는 요즘처럼 권위나 영향력이 강력하지 않은 신부 로랜스는 끝내는 두 집안을 화해 시키려는 노력이 허사가 되고 말았지만 당시 사회의 역경 속에서도 진취적으로 화학적 실험도 하는 앞서가는 사람이면서도 사려 깊고 애정 어린 모습이 세속을 초월한 성직자의 모습과 아울러 세속의 갈등을 내면에서 소화하는 모습이 감동스럽게 다가왔다.

그런 반면 로미오의 가족은 원작에서는 거의 그 모습의 성격이 전혀 전달되지 않았다고 보여지는데 그건 아마 이 극의 성격상 두 가문의 불화는 저면에 깔려있을 뿐이지 두 가문의 상황, 성격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자칫 극이 너무 광대해지고 지루해 지려는 분위기를 감안해서 의도적으로 외면하다 보니 몬테규 가문 즉 로미오의 부친이나 모친에 대한 성격은 그다지 나타나 있지 않다. 단지 그 가문의 분위기를 그나마 함축적으로 또는 캐플리트가의 분위기보다 좀더 인간적이고 위 아래 단속이 잘 되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할 수 있었던 건 로미오의 하인 밸서자의 충성심에서 엿 볼 수 있었다고나 할까?

끝내는 두 연인의 비극적 죽음에 의해서 두 가문에 화해의 기초를 마련할 수 있었음이 극의 마지막 부분인데 인간의 증오에 대해 천벌로 두 자녀의 사랑하므로 죽어야 하는 운명으로 끝을 맺는 이 비극. 언제까지 이처럼 인간의 우매함은 그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으니….

원작을 읽다 보면 대사들 중에 많은 부분을 기억하고 읊조리고 싶은 구절들이 많으나 기억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부분 부분을 인용해서 옮겨 놓기도 분량이 많음이 안타깝지만 여기서 마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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