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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1.20 [20번째] 열하일기를 읽으면서

글을 쓰려면 생각을 정리해야 하고 정리된 생각을 순서대로 나열해야 한다고 합니다.. 생각이 없다면 어떻게 글을 쓸 수 있을까요? 무언가를 생각한다면 그 생각의 꼬투리를 잡고 생각에 생각을 이어나가야 한답니다. 한 생각에서 다음 생각으로 이어지고 그 생각에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여 나가야 한다는군요. 그것이 글쓰기의 가장 기본이라고 하네요.

연암의 열하일기를 읽다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글 자체가 생각이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긴 글을 한참 전에 나눈 이야기를 기초로 해서 쓴 글이기 때문이지요. 중국에 가는 사신을 따라 아무 관직도 없이 관광을 목적으로 갔다가 여기저기 많은 현지인들을 만나고 이야기 한 것들을 쓴 글들인데 그 이야기나 생각을 요즘처럼 컴퓨터가 있었을 리 만무하고 필기구가 연필이나 볼펜 같은 것도 아니고 편리하지도 않은 붓과 벼루에다 요즘 같은 노트가 아닌 종이를 들고 다니면서 필담을 나누거나 혹은 기억했다가 나중에 정리해서 쓴 글이니 더욱 놀랍더군요.

연암은 많은 글을 읽었을 것이고 머릿속에 기억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여행 당시에 간단하게 글을 써 놓았다가 나중에 기억 속에서 끄집어 냈음이 분명한 글들인데 수많은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들과 주변 경치와 건물들에 대한 것들 하다못해 이색 풍물들에 대해서 세세한 부분들을 어떻게 기억할 수 있는지 그 기억력에 또 한 번 놀랄  뿐입니다.

열하일기를 읽으면서 더욱 놀라운 것은 연암의 묘사력입니다. 중국의 술집 문화를 보면서 기술한 부분을 보면 ‘술집 누각의 아래위는 40여 칸으로 난간을 아로새기고 그림 같은 기둥에다가 울긋불긋 휘황찬란하고, 분칠을 한 벽과 비단을 바른 창문이 묘연히 마치 신선이 사는 집 같다. 좌우에는 고금의 이름난 그림과 명가의 글씨 들을 많이 걸어 놓았고, 또 술자리의 아름다운 시들이 많이 있었다.’라고 하면서 그런 집에서 노니는 사람들에 대해서 대궐에서 공무를 보고 퇴궐하면서 고관 대작들이 들러서 술 한 잔 나누고 시와 그림을 서로 나누고 가무도 즐기는 그런 문화였음을 엿보고는 그처럼 풍류가 있는 정경을 부러워하면서 조선의 술 먹는 문화에 대해서도 썼는데 조선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술을 마셔도 풍류보다는 잔을 큰 대접에다 따라서 입에 부어대는데 취하도록 마신다. 취하고 나면 꼭 시비가 붙고 시비가 붙으면 때려 부수고 싸움박질을 해대니 거기에 무슨 풍류가 깃들겠는가? 하고 자문을 하고 있더군요.

열하일기는 읽으면 읽을수록 깊이가 있고 당시의 문물과 규율과 사회 풍습 등 많은 부분에서 옛 것을 느낄 수 있어서 2백여 년 전의 글인데도 현실감과 박진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래서 고전이라고 하는가 봅니다. 아직 다 읽지 못해서 계속 읽으면서 그때그때 느낌을 다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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