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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둘레길 4코스 대모,우면산 코스

거리 : 17.9km, 소요시간 : 8시간, 난이도 : 중



길을 걸으면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이 어떤 특별한 생각이 아니라

이런저런 생각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생각의 두서도 없고 특정한 주제도 없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길을 걸으면서는 자연 몰두하게 되곤한다.


둘레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의례껏

스탬프를 찍을 땐 사진도 같이 찍곤 했는데

4코스를 시작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그냥  스탬프만 찍고는 출발하고 말았다.

그것도 다시 돌아가서 사진을 찍기엔

좀 먼거리까지 와서야 알았으므로 할 수 없이 포기하고 말았다.



​대모산 초입은 이미 단풍으로 변해서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둘레길 표시 오렌지 색 리본이

구분이 잘 되지 않을 정도이다.

차도 옆 가로등에 메댤려 있는 리본은

칙칙하고 매연에 변색되어 측은할 정도였는데

단풍색이 울긋불긋한 나뭇가지에 메달린 리본은

그 자체도 하나의 단풍잎이 되어 있었다.​

아파트 촌에서 부터 멀지 않은 뒷산 자락이라

시민들의 휴식을 위해서 인지

산속 중간 중간에 벤치를 만들어 놓았다.

낙엽 잎들이 떨어져 있는 것이 쓸쓸해 보인다.
박인환 시에 박인희 노래로 잘 알려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혀서
우리들의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내 서늘한 가슴에 있건만


시에 노래를 붙인 이런 가사가 생각난다.

산속에서는 특히 이정표나 표시 리본이 자주 있어야 겠다.

더구나 이정표에 다음 목표 지점까지의 남은 거리를

자주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날은 아침부터 비가 내렸지만

과감하게 빗속을 출발하였기 때문에

좀 무리아닐까?하는 염려가 있었다.
이제는 서울 어디서나 왠만한 곳이면

롯데의 신축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울에 랜드마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집안 싸움에 눈쌀이 찌푸려지기는 하지만

제발 조용해 져서

국내뿐만이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건물로 자리매김하길 바랄뿐이다.
둘레길의 좋은 점은 몇번을 말해도 과하지 않다.

주로 산 자락에 만들어져 있고

마을이나 아파트 촌과 멀지 않아

가까이 다가가기에 쉽고

언제나 내려가기도 쉬워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걸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

바로 몇 백미터 아래에 마을들이 보인다.

둘레길은

산꼭대기를 목표로하는 길이 아니라

이렇게 산자락길이라

비탈도 완만하다.

더구나 이런 바위와 돌로 계단을 만들어 놓아

운치도 있고

마음을 포근하게 한다.


그런대 이런 길을 만들기엔 산속이라

매우 힘 들겠구나 하는데는 동감이지만

이왕지사 이런 좋은 길을 만들었으면

관리에 좀더 신경을 썼으면 한다.

이번 4코스 둘레길에서도 또 실수를 하고 말았다.

거의 끝날 무렵에

비오는 날이라서 그런지 날도 너무 일찍 저물어서 그런지

산속이라 어둠이 그야 말로 갑자기 내려 않았다.

그런대 가는 길 표시가 너무 없어

이쪽일까 저쪽일까하고 망설여지는 갈림길 몇군데가 있었다.

다행히 잘 선택을 해서 왔는데

그만 끝에 한번 실수로 길을 잘못택해서

약 30여분간을 헤매고 말았다.


둘레길은 일상에서 좀 벗어나

이런 생각 저런 생각속에 걸을 수 있어야 하는데

서울 둘레길은 

그야말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이정표나 표시 리본을 찾아봐야 하니

사실 어느 정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는 건

둘레길로서의 좋은 점이 약간 퇴색되는 기분이 든다.

편안하게 걸으면서도 길을 잃지 않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길가 옆 가을 겆이가 끝나가는 밭에 서있는

허수아비들 모습이 운치를 더해 준다.
빗속에서 스탬프를 찍다보니

비에 수첩이 적지 않게 하려고 신경을 쓰다가

그만 도장을 거꾸로 찍어 버리고 말았다.
양재 시민의 숲 공원은

그야말로 단풍의 절정을 맞고 있었다.

우중충한 날씨에

은행나무의 단풍 자태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풍경을 보여준다.

가로수와 비에 젖은 단풍잎이

묘하게 멜라꼴리한 분위기를 준다.

우면산 자락의 단풍나무 한그루가 너무 멋있었다.


서울의 나무들이

하나같이 모두 예쁘고 귀부인의 자태마냥

품위 있어 보인다.

그 이유는 아마

주변의 삭막한 콘크리트 숲의 분위기를

정서적으로 편안하고 기분을 안정시켜 주는

힐링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