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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잔 브람 명상론1] 큰 그림

2019. 11. 23. 17:19 | Posted by 랑세

*

당신이 절에 살든, 도시에 살든,

혹은 가로수가 늘어 있는 조용한 거리에 살든,

다른 어디에 살든

때로 문제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삶이라는 게 본래 그렇다.

 

*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 의사 선생님

제게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병이 났습니다."

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차라리

" 제게 정상적인 일이 일어났습니다.

오늘 병이 났습니다."

라고 말해야 한다.

사람의 몸은 때로 병이 나는 게 정상이다.

우리 몸의 정화시스템은

우리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부패한 것들을 밖으로 퍼내는 것이 정상이다.

온수기도 가끔 한 번씩 고장 나는 것이

정상이다.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것이 삶의 속성이다.

 

*

우리는

삶이 우리 자신이나 다른 이들을 위해

매끄럽게 흘러가게 하려고

무진 애를 쓰지만

실제로 그렇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괴로움이나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고통이라는 말이 지닌

깊은 속뜻을 늘 명심하라.

고통은

세상이 결코 당신에게 줄 수 없는 것을

달라고 요구하는 데서 온다는 것을.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절대로 받을 수 없는 것을

받을 것이라 기대하고 요구한다.

 

*

우리는

완벽한 가정, 완벽한 일자리를 요구한다.

우리는 자신이 세우려 하거나

마련하려 애쓴 모든 것이

알맞은 시간과 장소에서

완벽하게 굴러가기를 바란다.

물론 그렇게 하는 것은

결코 주어질 수 없는 것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의

깊은 명상과 깨달음을 바란다.

하지만 이 우주는 그런 식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당신이 세상이 줄 수 없는 것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면,

고통을 자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

일을 할 때든 명상을 할 때든

가끔 일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할 것이라는 점을

받아들어야 한다.

세상이 당신에게 줄 수 없는 것을

달라고 하지 말고

그대로 관찰하라.

 

*

이 세상을 자기 마음에 들게 만들기 위해

다그치거나 밀어붙이려 하지 말고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놓아버려라.

자신의 몸과 마음과 가족과 세상과 싸울수록

부수적인 여러 가지 문제만 자꾸 불러일으켜

당신은 더 많은 괴로움을 겪게 된다.

 

*

이따금 우리가 나날의 삶에서 뒤로 물러나

그것을 깊이 이해할 때

우리는 큰 그림을 본다.

우리가 속한 절에, 우리 자신에게, 우리 삶에

잘못된 것이나 좋지 않은 게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좋지 않게 흘러가는 것이 바로

세상의 속성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붓다가 말한 고통이

첫 번째 성스러운 진리가

뜻하는 바는 이것이다.

 

*

당신은

자신의 삶이

제대로 굴러가게 하기 위해,

가정과 몸과 마음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하기 위해

일하고 싸운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은

결국 뜻대로 되지 않거나 어그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