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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세상 사는 이야기, 세상 사 모두가 즐겁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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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사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고요한 중심인 마음으로

희향하는 것으로도 볼 수가 있다.

이따금 당신은 고향 세계, 친구들의 세계,

심지어 불교의 세계도

당신을 당신의 중심으로부터 끌어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그렇게 잡아당기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바깥세상들은 평생토록

당신을 그런 식으로 끌어당겨 왔다.

그러한 끌어당김은

당신에게 어떤 결과를 안겨주었을까.

*

수행자들이 절을 떠나는 것

대개 이성(異性) 때문이다.

그들이 절을 떠나 과연 행복해질까.

오래전 <펀치>라는 잡지에 수록된

특집기사의 제목은

'결혼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이었다.

그런데 그 기사의 한가운데 두 페이지는

"DOON'T(하지마)"라는 네 글자를 빼고는

텅 비어 있었다.

그 기사를 쓴 이들은

결혼의 고통을 이해하고 있었다.

*

당신은 다르다고 생각하지 말라.

당신은 특별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지혜롭기 때문에

결혼의 고통을 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

당신 더 나은 사람이라서

다른 모든 사람이 직면하는 어려움과 문제를

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에고의 오만일 뿐이다.

*

나는 젊었을 때는 많은 환상에 빠져들었다.

나는 그런 환상들을

논리적인 귀결점까지 끝끝내 추적해

그것들이 나를 더 이상 사로잡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배웠다.

나는 생각하곤 했다.

'그래서 어떻게 되지?'

'그 다음에는 또 어떻게 되지?'

전체적인 그림이 떠오를 때까지

계속 추적해 들어갔다.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고

인생의 석양을 향해 나아가는

환상들을 떠올리면서

"그 다음에는?"이라고 계속 캐묻자

모든 즐거운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 다음에 오는 것들은 공허하기만 했다.

그 다음에 오는 것들은

다른 모든 사람이 겪는 것과

똑같을 터이므로

거기에는 어떤 화사한 색깔도, 광채도,

기쁨도, 행복도 없었다.

*

즐거운 부분들이 이울어 사라지고 나면

출발점으로 돌아간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삶에 관한 어떤 지혜도 체득하지 못한다.

그저 즐겁고 행복한 몇 순간을 맛보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이기며

허덕허덕 살아가려고 애쓸 뿐이다.

그러다 눈 깜박할 사이에 늙어

결국 사랑하는 이들과 헤어진다.

그런 삶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염오의 길을 따르면

당신은 지혜로운 사람이 될 것이다.

당신은 이미 많은 고통을 겪었을 테니

고통을 탐구하기에 충분한 자료를

갖추고 있을 것이다.

당신에게 어려움이 닥쳐올 때는

그 고통을 깊이 들여다보고

염오의 자세를 갖추도록 하라.

*

안거에 든 동안 간간이

지루한 기분이 들 때가 있을 것이다.

다리가 저리고 아플 경우,

명상하거나 걷거나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고

그저 지루하기만 한데

달리 뾰족하게 할 것이 없이

그냥 멍하니 앉아 있을 경우에는

지루함을 잘 살펴보고 조사해보라.

*

고통을 잘 살펴볼 때는

그 모든 순간이

자신의 성숙과 훈련을 위해 활용할

좋은 명상의 시간이 되어준다.

마음훈련은

사물과 현상을 통제하려는 게 아니라

그것들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갖은 어려움과 실망스러운 일을

당신에게 진리를 가르쳐주기 위해 오는

진리의 사자(使者)들로 여겨라.

아잔 차는 그런 것들을

끄루바 아잔, 곧 '큰 스승'이라 불렀다.

*

큰 스승은 태국의 어느 큰 절에

살고 있지 않다.

그런 이는 허구적인 큰 스승이다.

참된 스승은

당신이 아침에 눈을 뜨긴 떴는데

너무 피곤해 도무지 잠자리에서

빠져나오고 싶지 않을 때

당신의 오두막 안에 계실 것이다.

그런 큰 스승은

당신이 오랜 기간 명상을 하는데도

아무 진전이 없을 때 그곳에 계실 것이다.

참된 큰 스승은

당신이 명상할 날이 얼마나 남았나

헤아리고 있을 때 그곳에 계실 것이다.

누군가가 당신의 밥그릇에

형편없는 음식을 담아줄 때

당신이 막 깊은 명상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하필이면 까마귀가 요란하게 울어댈 때

혹은 당신에게 큰 실망과 환멸감을

안겨주는 일들이 일어날 때가

바로 스승이다.

그런 것들은 주시하고 귀담아듣고

꿰뚫어보고 이해해야 할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