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새댁이 저녁 무렵에
싱싱하고 실한
산 게 한마리를 가져왔다.
매콤한 갖은 양념에
팔팔 끊여
딱딱한 게 껍데기 속살은 속살대로
국물은 국물대로.... 흠흠
하지만 아내는 고놈을
담백하게 약간의 간만 맞추고는
곱게 삶아서
한 접시를 그득히 내 놓으며
"달콤해요" 한다.
그건 아닌데..... 흠흠
그리고는 "소주 한잔 하실려우?" 한다.
아무리 푸짐해 보여도 겨우 게 한마리인데
게 한마리에 살이 얼마나 있다고
소주는 아닌데
그건 아니지..... 흠흠
막걸리 한 통을 가져다가
슬금 슬금 마셔가며
아내가 발라 놓은
게 살 한점에 막걸리 한잔
한잔 그리고 또 한잔
딱딱한 게 껍데기가
딱딱한 이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도록
치열하게 파 제끼면서
아내와 나는
게 한 마리를 게 눈 감추듯 치운다.
또 하루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