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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둘레길 3코스 고덕,일자산 코스

거리 : 26.1km, 소요시간 : 9시간 , 난이도 : 중



​3코스는 지금까지와는 좀 다르게

시냇 길과 천변 길들로 이루어져 있다.

일부 구간은 고덕산, 일자산 구간이 있기는 하지만.


​드디어 강북에서 한강, 광진교를 건너 강남으로 왔다.

광진교 위를 자전거 길과 걷는 길을 위해

조경 시설을 해 놓은 것이 좋아 보인다.​

​씨앗도 뿌리는 위치에 따라

잘 여물고 여물지 못하고 하는 운명의 차이가 있듯이

둘레길 알려주는 오렌지 리본도

산속 나뭇가지에 메달리면 선명하고 예쁜 색갈을 누리지만

아! 이렇게 시내 차도에 메달리게 되면​

매연에 찌들어 색도 바래고

모습도 초라해 보인다.​
그래도 운명이듯 숙명이듯

가로등 허리에 메달려

둘레길 길손들에게

방향을 알려주는 소임에 열심인 리본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역시 둘레길의 묘미는 산자락 길에 있다.

광진교 입구에서 부터 고덕산 입구까지는

차도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자동차 소음에 또 일부 구간을 포장 공사장까지 겹쳐서

어수선한 분위기였으나

고덕산에 부터는 산길이라 역시 고즈녁하고 한적하다.

중간에 만난 스탬프통이 너무 반갑다.

고덕산을 지나 일자산 코스는

13,4년 전 둔촌동에서 살 때

자주 올랐던 뒷산이라

낯도 익지만 높지도 않고 적당히

오르락 내리락이 있어 걷기에 기분 좋은 길이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모두 아는 사람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모처럼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다.

당시에도 보았던 조형물을 한장 찍어 보았다.


내용인즉


[둔촌선생께서후손에 이르기를]

讀書可以 悅親心(독서가이 열친심)

勉爾孜孜 惜寸陰(면이자자 석촌음)

老矣無能 徒自悔(노의무능 도자회)

頭邊歲月 苦駸駸(두변세월 고침침)

독서는 어버이의 마음을 기쁘게 하느니

시간을 아껴서 부지런히 공부하라

늙어서 무능하면 공연히 후회만 하게되니

머리맡의 세월은 괴롭도록 빠르기만 하느니라.

遺子滿籯金(유자만영금)

不如敎一經(불여교일경)

此言雖惔薄(차언수담박)

爲爾告丁寧(위이고정녕)

자손에게 금을 광주리로 준다해도

경서 한 권 가르치는 것만 못하느니라

이 말은 비록, 쉬운 말이나

너희들을 위해서 간곡히 일러둔다

 

이집(李集·1327~1387·고려말 성리학자) 호는 둔촌(遁村)의

자손들에게 들려주는 교훈적인 한시다.



지난번 2코스에서 걸으면서 딴 생각에 몰두하다가

그만 길을 놓쳐서

봉화산 570계단을 올라갔다가 아닌가?해서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간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또 딴 생각 끝에

길 옆에 있던 스탬프 통을 놓치는 바람에

500m 정도 갔던 길을 돌아와서

스탬프를 찍고 다시 가는 실수를 했다.

잠시도 길 안내 표시를 놓치면 안된다는 것은

둘레길에서의 큰 맹점이다.

이번 코스는 한강 변에서 부터

성내천, 장지천, 탄천에 이르기까지

주로 천변을 걷다 보니

평지라서 걷기에는 좋은데

차도와 아파트 촌 등 마을과 가까워

주위가 산만하고 시끄러워

둘레길로서는 그다지 좋은 길만은 아니였다.

다만, 길 주변 곳곳에

이처럼 잘 짜여진 공원등이 조성되어 있어서

보기에도 좋고 잠깐 쉴 수 있어서도 좋았다.

근 20년 전에 영국에서 한 일년 있을 때

런던 곳곳에 있는 울창한 공원과

운치있게 놓여있는 벤치들을 보면서

사람 사는 멋과 여유와 풍요를 한꺼번에 느꼈었는데

요즘의 한국도 그리고 특히

서울도 많은 문화적 혹은 사람 사는 질적면에서

변화가 되고 있음에 감사를 느끼는 요즘이다.


서울 둘레길 2코스 : 용마, 아차산 코스

거리 : 12.6km,  소요시간 : 5시간 10분, 난이도 : 중


또 도진 ​게으름 병​.

둘게길을 걷고는 당일엔 피곤하다.

그러니 다음날 글을 올리자 하는 마음인데

또 하루가 늦었다.


주중이고 평일인데

산에는 울긋불긋 등산복 차림으로 행렬을 이루고 있다.

개중에는 태반이 나이 먹은 사람들이지만

젊은 사람도 만만치 않다.

요즘의 심각한 청년들의 문제가 실감이 간다.

하지만 그래도 산에 오르는 젊은 사람들은

의기소침하지 않고 때를 기다리는 듯

산을 오르는 모습이 다행스럽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이름은 많이 들었지만 가보지 않은 곳이 의외로 많다.

망우리도 그런 경우이다.

처음 가본 망우리는

명절 때 뉴스 시간에 헬기로 보여주는 장면이 생각날 정도로

그런 풍경이었다.

일제 시대 부터 묘소 쓰기가 시작되었다 한다.

그래서 항일 투사나 시인, 문인들

유명한 분들의 묘소가 많이 있다.



처음보는 듯한 새도 있고

​단풍도 곱게 든 산 자락을 걷는 건

​호사스런 일이다.

사진 기술이 별로라 잘 표현이 안된 것이 유감일 뿐이다.



​부산에 유명한 168 계단처럼

​봉화산에는 570계단이 있다.

2시간여를 걸은 끝이라 힘이든 상태에서 만난 계단.

겨우 올라가서 둘레길을 찾아보니

아차 잠깐 정신을 딴데 파는 사이에 길을 잘못들었나?

암만 찾아봐도 둘레길 표시가 없다.

그래서 570 계단을 다시 내려왔다는 슬픈 이야기. 왜?

끝내는 다시 올라갔다는 ... 아이고 다리야...


2코스 구간은 중랑구 둘레길, 구리시 둘레길,

그리고 서울시 둘레길이 겹치는 구간이라

여기 저기 둘레길 표시가 너무 많아 헷갈리는데

유독 서울시 둘레길만은 그 흔한 오렌지 리본 안내 표시 조차

없는 곳이 많아 헷갈기 딱 좋게 되어있다.

이런 것이 행정의 낭비이고 전시행정의 표본이라고나 할까?

지자체끼리 구역이 겹칠 때는

그 중 제일 맏형 격인 서울시가 앞장서줘야 하지 않을까?

봉화산에서 내려다 보는

구리암사대교가 희미하게 보인다.



​미세 먼지가 극성을 부린 날이라

서울 시내가 뿌였게 안개낀듯 흐리다.



​산 정상에서는 그나마 보이든 것이

사진을 찍어 놓은 건 더 안보인다.

저 멀리 롯데 신축 건물이 보인다.



서울 둘레길 2코스 3번째 스탬프 찍는 곳​.

1코스 보다 2코스 거리가 짧은 대신

산을 오르락 내리락하기 때문에

힘은 좀 더 든다.

할 일 없어서 왔든

모임에서 왔든

산행시에는 좀 조용했으면 좋으련만

왠 초등학교 총 동문회는 그리 많은지.

그래도 소음까지는 좋다.

술 내음까지 확 풍기면서

무질서하게 지나가는 풍랑객들은 참으로 싫다.

서울 둘레길을 걷기 시작하다.

2015. 11. 2. 22:07 | Posted by 랑세

서울 둘레길을 걷기 시작.

서울 둘레길 2코스 수락, 불암산 코스

거리 :  157km.  소요시간 : 6시간 30분, 난이도 : 상


길은 걷기 시작일뿐

끝은 없다.

정처 없을 뿐이다.


둘레길 입구에

스템프 찍는 곳.

1코스는

7호선 도봉산역에서 부터

도로를 몇번 건너고

아파트 촌을 지나고 나니

서울 창포원이다.



가을이라 쓸쓸하다. 



둘레길 중간 중간

길을 알려주는 표시

길에서든 산속에서든

보이면 반가운 표시다.


산속에선

나뭇가지에 매달아

방향을 알려준다.

오렌지 색.

그리고 디자인도 예쁘다.

가을이라

가끔 단풍속에서

깜빡 속아

단풍잎인가? 한다.



이렇게 가꾸어 진길

그 노고가 감사하다.


군데 군데 이런 길도 있다.

얼마나 힘 들었을까?


둘레길은 마을과 멀지 않다.

그래서인지

아이들도 간혹 눈에 띤다.

멀지 않고 힘들지 않아

산책들 나온 모양이다.


깊은 산속에선

이렇게 방향을 알려준다.



1코스 두번째

스탬프 찍는 곳

코스 전체 스탬플를 찍어서 보내면

완주 증서를 준다하니

열심히 스탬프를 찍어야겠다.



1코스의 마지막 스탬프 찍는곳

6호선 화랑대 역 입구에 있다.

안내도에는

1코스 수락,불암선 코스

14.3 km, 소요시간 6시간 30분으로 되어있었지만

중간에 점심으로 김밥을 먹고

커피 한잔 타 마시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약 5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도시 한 가운데에

이 처럼 좋은 산책길이 있다는 것에

무척 감사함을 느낀다.


아름답고 공기 좋고

걸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도 있는

둘레길이 있어

행복하다.


지리산 둘레길을 걷다.

2010. 3. 8. 00:02 | Posted by 랑세

지리산 둘레 길을 걸었다.

지리산 둘레길을 걷다

제주 올레 길을 걸은 지 한 달도 안돼서였다

길 위에 서다

어디선가 읽은 책 제목이었나?

길 위에서 생각하고 걷고 만나고 헤어지고를 느끼고 싶었다.

그러나 이번 둘레길은 욕심이 앞선

결과적으로 무모한 여행이었다.

10여년 전에 지리산 반야봉에서 천왕봉까지

종주를 2 3일간에 다녀올 때

무척 고생을 한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또 지리산에서 고생을 했다.

길은 길인데 만만한 길이 아니었으니......

 

할 일 없이 빈집을 지키고 있으려니

이건 아니지 한번 박차고 집을 떠나 볼까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출발한 여정이었다.

원래는 계획을 철저하게 세우고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성격인대다

무턱대고 나다니는 스타일이 아닌대

혼자서 훌쩍떠나는 여행에

무슨 계획이 필요하랴 하는 마음으로의 출발이었다.

 

대충 인터넷에서 둘레길에 대한 정보와 숙박등등에 대한 자료들을 수첩에 메모만하고

고속버스에 올라타서야

아 내가 여행을 출발했구나 하는 실감을 한다.

언제나 여행을 기간이 짧든 길든 또는 국내든 국외든

약간의 기대감과 긴장감이 있어 좋다.

 

인월버스터미널에 도착한 때는 5시경.

우선 지리산길 안내 센터를 찾았다.

인월면은 생각보다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조그마한 약도 한장으로 센터를 찾기에는 역부족.

지리산길 안내 쎈터 입구

지나가는 분들에게 물어보았지만 몇 사람 지나서야

한 분이 자세하게 알려주셔서 찾아갔지만

이미 퇴근 시간이 지난 6시경에나 도착했다.

당연히 인월에서는 어느 누구에 물어도 알수 있으리라 생각한 내 잘못도 있지만

생각보다는 둘레길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은듯

센터조차도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좀 실망을 했다.

둘레길을 걷는다는 건 지역 주민들에게 경제적으로

나 물질적으로

도움을 줄만한 관광 상품이 아닌 모양이다.

다만 지나가는 객()일 뿐이니 그런 모양이다.

 

우선 숙소를 정해야지?

미리 연락처를 알아온 민박집이 있어

전화를 하니 예약을 하지 않으면 난방이 되어있지 않아 곤란하다는 말과 함께

요즘은 여관들도 깨끗하니 센터 근처 여관에 투숙하는 것이 나을꺼란다.

예약을 하지않은 내 잘못.

그러나 친철한 답변.

그나마 위안을 삼고 가까운 여관을 정했다.

그렇다. 때는 11월 말경(24일이었음).

제법 날씨가 싸늘했다.

그러니 난방은 필수이고 그러니 꼭 예약을 해야겠지?

여행을 다니다 보면 제일 중요한 문제가 숙소요 음식이다.

지리산으로 둘러 쌓인 시골 산동네.

남원에서 멀지 않아 그런 선입견 때문인지

터미널에 내려서는 순간 추어탕에 넣는 싼초의 향내가 나는 듯하더니

시내를 걷다 보니 계속 그 냄새가 나를 좆아다니는 듯했다.

그리고 10여년전 땅끝 마을에서 수원까지 종군을 할 때 이용해본

여관도 그때나 변함없이 좀 덜 깨끗했고 잠자리 걱정도 여전했다.

그렇게 도착한 둘레길 여정 첫날을 보냈다.

 

이번 둘레길 코스는 인월에서 금계까지 19.3km 구간이다.

하루 코스로는 좀 어려웠다.

얼마전 제주 올레길은 15.1km였는데.

 

인월 출발지

아침을 별로 먹을만한 식당을 찾기도 어렵고

 평소에도 꼭 아침에 밥을 먹어야 하는 습관도 아니고 해서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컵라면으로 때우소

점심으로 삼각 김밥을 몇 조각,우유 1팩 그리고 귤 몇 개등을 준비하고

둘레길 걷기를 출발했다.

아침을 역시 쌀쌀했다.

인월에서 출발하는 몇 팀들이 입구에서 서성이는 것을 지나치면서

목례로 인사를 건넨다.

여행길에서의 만남은 우연이고 가볍다.

처음 몇 키로는 평지였지만 한 3-4키로를 지나 중군 마을을 지나면서는

본격적으로 산길로 접어든다.

산속의 둘레길

하루에 이 코스를 완주하고 끝 지점인 금계에서 마천으로 가서 서울로 고속버스를 타고 돌아온다는 계획에 맞추려면 좀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는 생각에

쉬지 않고 걸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버 페이스(over pace)였다.

중군 마을에서 장항마을 사이는 깊은 산속에다 계곡도 깊었다.

중군마을 담장

그 계곡에 9 20분쯤 도착했을 때 한 아주머니가 산속에서 차양을 걸어놓고

커피나 간단한 음료 즉 막걸리 등을 파는지 한참 장사 준비중이었다.

산속 계곡의 휴게소

산속 휴게소


어디서 오는 길이예요?

인월에서요.

몇시에 출발하셨는데요?

8시쯤요.

아니 날아서 오셨나 벌써 여길 오시다니.

인스턴트 커피를 한잔 마시고 나서 출발하려니까 또 묻는다.

오시는 길에 다른 사람들은 못 보셨어요?

궁금한건 손님들이 오겠느냐하는 것이렸다.

둘레길 중간 중간 길 안내표시

3팀을 내가 앞질러 왔으니까 아마 그사람들 금방 올꺼예요

많이 파시라는 말을 남겨 놓고 출발.

장항 마을을 지나 장항교를 지나 매동마을에 접근할 때

장항마을 입구 소나무

장항교 근처의 공예점

멀리 지리산이 보이는대 천왕봉이 어디쯤인지 감이 잡히지 않아

잠깐 쉬면서 두리번 거리는대

웬 젊은 사람이 걸어오길래

동네 사람이려니하고

천왕봉이 어느쪽인가? 했더니

이사람도 한참을 두리번 거리더니 한쪽을 가리킨다.

마을 사람인줄 알았더니 그사람도 역시 둘레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대 왠일 서로 인사(완식이라고 자기 소개를 한다.)를 나누고 보니

나이가 한참 젊어보였는대 50초반이란다.

참 나원 한 30대나 40대 초반으로 보였는대 50이 넘었다니.

우연히 만나 동행한 장00

그래서 동행이 생겼는대

그 사람은 아주 날아다니는 듯해 보였다.

나는 초반에 좀 오버를 해서 점점 걸음 걸이가 늦어지고

자꾸 쉴 수 밖에 없는대..

공연히 그는 나 때문에 늦을 수 밖에.

그런대 놀라운 사실은 쉬면서 띠엄띠엄 들은 얘기였다.

그는 벌써 근 한달 이상을 이곳 저곳을 배낭하나 짊어지고

기약없이 걷고 있다는 것이었다.

둘레길 중간 중간에 휴게소들이 있었지만 평일이라 거의 문들 닫고 있어어요.

그는 중간에 어느 암자가 있는 곳을 지날때는

나보고 앞서 가고 있으면 저 위에 있는 암자를 다녀서 쫒아가겠노라고.

아무리 내가 지쳤기로서니 설마 저 산속에 있는 암자를 다녀서 나를 쫒아오겠다고?

그러나 결론은 1시경쯤 등구재를 넘어서자 마자 길옆에 쉼장소에서

점심으로 준비한 김밥을 먹고있는대 그가 나타 났다.

정말 날아다니는 사나이였다.

등구재가기 전의 산등성이에 짓고 있는 집들

등구재를 바라보고 약 30분 정도는 정말 기다시피하면서 넘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금계마을에 적어도 3시 30 정도에 도착해야

거기서 마천까지 버스를 타고 가야 고속버스 시간에 댈 수 있는데

너무 지쳐버려 등구재를 넘어서 금계까지는 내리막길(물론 간혹 오르락내리락하는 경우도 있긴 했지만)인대도 거의 1시간 30분 정도나 걸렸고 그것도 그 사람이 없었으면 아마 그날 서울로 오는 버스는 놓치고 말았지 않았나 싶다.

등구재 넘기전의 주변 층계논 사진보다 실재는 참 아름다운 풍경이었지요.

거의 금계마을로 하산 직전에 만나 산속의 고양이 굶주렸는지 발밑으로 와서 부벼대더니 깁밥을 주니까 열심히 먹고 있다.

 

둘레길 주변의 지리산 풍경들

그는 다시 걷는 여정을 계속할 것이고해서

마천에서 혼자 고속버스에 올라탔다.

우연한 그리고 가벼운 만남인대도 그곳에서의 헤어짐은 역시 쓸쓸했다.

나는 연락처를 그에게 주었지만 그는 자기가 연락하겠노라고만 하고는 연락처를 주지않았고 벌써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연락은 없어 그 후 그의 걷기는 어떠했을까 궁금할 뿐이다.

고속버스를 타고 올라오면서

아니 왜 이런 고생을 사서하는가 하는 의문과 함께 여러 상념이 떠오른다.

편한 생활을 위한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지않은가?

인류의 역사는 문명의 발달에 있었으며
문명의 발달은 편한 생활의 발달이라고 할 수 있지않는가?
편한 생활의 염원이 오솔길이 큰 길로 되었을 터이고
그리고 생활 발전에 따라서 신작로(新作路)란 대로가 생겼고
고속도로를 만들어서 대량 교통 수단을 이루어 전국이 1일 생활권이라고 으시대며
경제 발전을 이루웠노라고 정치인들은 자신의 이룬 업적을 자랑하고
서민들은 박수를 치면서 응대를 해 댔었다.
그런대 이제는 삶의 여유가 있으니까
그 넓은 길을 벗어나서 올레길이니 둘레길이니 찾아나선다.
그렇다 사람이 향을 떠나 살다보면 언젠가는 다시 고향을 찾게되는 것처럼
이제 사람들은 빠르고 편하게 고속도로를 다녔지만
직선으로 뻗은 도로에서 자신을 잃어버렸음을 느끼고
한적하고 조용한 고향 같은 올레길 둘레길을 찾아 나서는가 보다.
잠깐의 만남도 있었고 무모한 여행에 지치고 고단한 몸으로 다시 서울로 돌아왔지만
마음은 상쾌하고 깊은 산속 둘레길 처럼 꾸불 꾸불 모나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며 잠깐 눈을 붙인 사이에 서울에 도착했다.
그리고는 아주 오랫 동안 떨어져 있었던 것 처럼 아내와 함께 저녁겸 술한잔을
기울이면서 둘레길을 안주 삼아 얘기 꽃을 피웠다.
참고로 둘레길 팜프렛을 올립니다. 많이들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팜플렛이 커서 두장씩으로 나눴어요. 지리산길1,2번을 지리산길3,4번을 인쇄해서 붙이시면 되요.>


지리산길1


지리산길2







지리산길3

지리산길4




 


제주 올레길 7코스

2009. 11. 21. 10:49 | Posted by 랑세

어느 날 갑자기 부부 3팀이 의기투합해서
출발하게 된 제주 올레길 탐방.
여자들이 모이게 되면 요즘은 너도나도 올레길 타령(?)

웬만큼 시달렸기에 이제는 꼭 가 보아야겠다는 신념(?)이라도 생겼는가?
어찌했든 부리나케 결정을 하고 바지런스럽게 준비해서

부부3 6명이 제주도 올레길 장도에 올랐다.


<
첫째 날, 도착>
제주도 도착 해서는 비와 바람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지만

모처럼의 여행에 들뜬 마음을 끌어내리지는 못했다.
이번 여행은 안식구들이 주도해서 계획한 일이라

우리 남자 셋은 그냥 시키는 대로 아무 말없이 따라 주기로 했다.
인원이 6명이다 보니 무엇보다 문제는 교통편이었다
.
웬만한 거리면 택시를 타고 이동해도 되련만

6
명이라 택시 한대로 안되니까 어렵다.
할 수 없이 리무진으로 서귀포로 이동하기로 했다
.
우선 시간이 좀 넉넉하니 중섭 미술관을 들르기로 했는데

리무진 버스에서 내려 미술관까지 가는 길을 몰라
택시 2대를 불러 타고 갔더니 그야말로 엎드리면 코 닿을 거리인데....저런 ㅉ ㅉ ㅉ



이중섭 미술관에서 내려다 본 서귀포 앞 바다


이중섭 미술관 내부 "소" 앞에서 왼쪽부터 미스김,미소김,미스고


다들 부인네들이 할머니 소리를 들어야 하는 연세들이지만
여인들의 속성상 할머니 소리는 질색할 것이므로
편의상 내가 붙인 이름이 두 김여사를 한 분은 김여사라 미스 김, 한 분은 잘 웃어서 미소 김, 한 분은 고여사라 미스 고로 하기로 했다.
이중섭의 고독과 그리움, 부인 남덕 여사와 아이들에 대한 절절한 사랑의

글들, 은박지에 그린 그림들을 감상하고 남다른 서귀포에 대한 애정을 느껴보기 위한
옥상에서 바라보는 서귀포시를 내려다 보고 나왔다.
그리고 이중섭 문화의 거리에 있는 "미루나무 카페"를 들렀다
.
이곳은 이 생진 시인의 시詩를 한편 옮겨봐야겠다.

[미루나무 카페]

내가 서귀포 밤거리를 걷다가
숙소로 돌아오는 언덕길에서 멈추게 되는 것은
이중섭 거리에 있는 미루나무 카페 때문이다
소꿉장난처럼 사는 젊은이가
밤늦도록 소꿉장난처럼 장사를 하는 것이
힘들어 보이진 않지만 본인은 너무 힘들어
일요일엔 아예 문을 닫고 누워버린다
그의 감각 주변엔
책이 있고
음악이 있고
그림이 있고
시가 있다
그래서 그런 류의 사람들이 찾아오는데
나는 이 카페에 가면 밀실처럼 꾸며놓은 ‘중섭방’을 차지한다
이중섭이 살았던 좁은 방에 등을 문지르는 것 같아 좋다
오른쪽 흰 벽에는 백석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 좋고
왼쪽 벽엔 은박지 그림이 걸려 있어
백석과 중섭이 고향이야기 나누는 소리가 듣기 좋다
그리고 정면에는 중섭이 웃는 얼굴이 행복하고
방 한가운덴
수백 년 묵은 팽나무 다탁(茶卓)이 소처럼 누워 있어
이중섭의 허리에 내 허리가 닿는 것 같아 따뜻하다
좁은 유리창밖에는 송악덩굴이 밤하늘을 감고 별을 찾아간다
낮은 천장에는 습기가 들어 곰팡이가 번지는데
태연한 행복이 중섭의 행복 같아서 좋다
게 잡으러 간 중섭이 금방 돌아올 것 같은 공간
나는 여기서 조금씩 카페 주인과 가까워졌다 (2009.2)

미루나무 카페

자그마한 공간에 주인의 음악적 풍취가 베어 있는 곳.
포근했다.
따뜻한 차 한잔과 여인네들의 들뜬 수다를 뒤로하고 우선 숙소로 향하기로 했다.
이미 예약한 곳. 꼭 미소 김의 취향임을 느끼게 하는 자그마한 호텔이었다.
우리는 숙소에 여정을 풀고 서귀포의 밤거리와 재래 시장을 들러보고는
즐거운 저녁 식사 겸 만찬을 위해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질펀하고 끊임없이 나오는 회와 안주들을 곁들인 소주로 즐겁게 도착한 첫날을 마감했다.

<
둘째 날, 드디어 올레길을 걷다. >


올레길 7코스 약도

올레길 7코스는 외돌개->법환포구->강정항->월평포구 로 이어진다.
7코스는 외돌개(778.2m) -> 호근동 하수종말처리장(3.1Km) -> 수봉로(3.81Km) -> 법환포구(4.79Km) -> 월드컵 사거리(6.85Km) -> 서건도 바다 산책길(7.74Km)-> 수봉교 태우(8.68Km) -> 제주풍림리조트(8.88Km)-> 강정사거리(12.1Km) -> 강정포구(13.2Km) -> 안강정(14.2Km) -> 월평포구(15.1Km,종점) 전체 거리가 약 15.1Km 정도이다.


7코스 시작점에서 본 문섬, 문섬은 7코스 내내 계속 보인다.

문섬과 등대가 보이는 풍경

7코스 시작하면서 미소김,미스고,미스김

우리는 발걸음도 가볍게 올레길 걷기를 시작했다.
여인들은 여인들끼리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은지 끊임없이 하하 호호 하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걸었다.
사실 거의 전구간을 여인들이 앞장서서 걸으므로 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끊임없이 바다 바다 바다

중간 중간 사진도 찍고

길옆의 꽃들도 구경하고


바다 바다 바다.
어느 미스 한 분이 말씀하시길 평생 보아야 할 바다를

오늘 하루 다 본다는 말에 웃어가면서

걷고 걷고 또 걷고....오늘도 걷는다마는 정처없는 이 발길......대중가요도 흥얼거리면서.
왼쪽으로 외돌개도 보면서


외돌개와 밤섬

외돌개


이곳에는 대장금 촬영 장소가 있어서 한 컷씩
한 분은 끝내 초상권(?) 문제로 촬영을 거부해서 두 분만 올려요....


고(?)장금

김(?)장금


이제 슬슬 시장 끼도 돌고
지쳐가는 발걸음을 잠시 쉬기도 할 겸 법환 포구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식당은 여러 곳이 있지만

우리는 사전에 싸고 맛있다는 곳을 사전 입수된 정보에 따라
사실은 그것도 여인네들이 결정한 것이지만.
드디어 점심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흑 돼지가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는

훅 돼지 김치찌개로 해결했다
.
그리고 다시 걷고 걷고 옆으로는 계속 바다 바다 바다
.
아 바다의 내음은 우리의 마음을 넓은 아량으로 가득 차게 해 줄 수 없을까
?
다시 세속의 물결에 휩쓸릴지라도 파란 바다의 마음으로 남겨질 수 없을까?


제주도의 이색적인 풍경들

점심 식사 후
또 다시 걷기 시작한 올레길.
바다를 걷다 보니 이 생진 시인의 다른 싯귀 하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떠나던 날
구름은 수채화처럼 가볍고
나는 해변에 조가비처럼 남아 있고 싶었다
물 밀려올 적마다
발밑까지 따라와
밟히고 싶어하던 치맛자락
정든 여자만큼이나 떼어놓기 어려워
나도 빙빙 바닷가만 돌았다
-「떠나던 날」전문 -

올레길에서 만나는 풍경들

제주 감귤 밭

제주 마을의 돌담

올레길 약도를 길위에 그림 그려놓은 곳을 동네 강아지가 한가롭게 감상(?)하고 있다.

올레길 약도를 길위에 그림

이제 올레길 7코스 여정이 월평 포구에서 마무리.
그래도 그 끝을 증명하자면서 찍은 사진들이

우리의 여행을 추억의 한 자리로 매김 하지 않을까 한다.

올레길 7코스와 8코스의 갈림길

올레길 7코스와 8코스의 갈림길 남정네들


항시 끝은 또 하나의 시작이라고 했던가?
내일은 8코스를 완주는 못해도
조금은 맛보기로 하고 7코스 15.1 Km를 약 8시간 동안 걷는 것으로 오늘은 여기까지이다.

7,8코스의 교차점

그리고 드디어 일몰도 찾아오고...


<셋째 날, 마지막 날>
아침을 대평 포구의 용왕난드르란 동네 분들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에서 보말(바다고동)국으로 해장 겸 맛있게 한 그릇씩 처리하고
이왕이면 8코스, 9코스를 전부 밟아 보았다는 생각을 위해
대평 포구에서 8코스 9코스 교차점을 밟아 보았다.
뭐 별로 그립지는 않지만 그래도 돌아 가야 하는 숙명을 생각해서

예약한 비행기 시간에 덜미를 잡혀

8
코스를 약 3/1만 걷기로 하고
우선 물고기란 카페에서 차 한잔을 했다.


물고기 카페의 마당

물고기 카페에서 바라보는 바다

대평 포구를 뒤로하고
8
코스를 걷기 시작했다
.
어제 피로가 아직 가시지 않은 채

발걸음이 좀 무겁기는 하지만 그래도 상쾌한 바다 바람 함께 하는 8코스는 즐거웠다.
해병대들이 절벽 밑으로 돌들을 주워 만들 해병대길 등 좀 군데 군데 어려운 코스도 있어

더욱 재미있는 코스였다.

대평포구


8코스 올레길


드디어 8코스를 맛보기 정도로 하기로 한
하얏트 호텔에 도착했다.
밑으로는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져 있고
깔끔하게 정리된 정원을 보면서
다시 속세로 돌아왔다는 실감이 다가왔다.

하얏트 호텔

이제 이번 여정을 마무리 하면서
그동안 계획하고 정보 수집하고
예매하고 예약하는 등 수고한 우리의 여인네들에게 박수와 감사를 보내면서
마지막 장면을 한 컷으로 마무리 한다.
오! 올레길, 오! 올레길
언젠가 다른 코스들도 접수하기 위해 다시 찾으리라.
그때까지 잠시 안녕 올레길이여.

이번 여정의 마지막을 기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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