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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다른 사람들의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어서

그 말에 상처를 받거나 휘둘림을 당할 때는

붓다가 아들인 라훌라에게 충고한 말을 명심하라.

" 대지처럼 되어라."

*

사람들은 대지를 오염시키기도 하고

정화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대지에 오물을 쏟아내기도 하고

대지를 불태우기도 한다.

사람들은 대지에 온갖 쓰레기를 내버리지만

대지늘 결코 불평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모든 걸 받아들일 뿐이다.

*

사람들은 대지에서 아름다운 일을 하기도 한다.

화사한 꽃이나 수려한 나무를 심기도 하고

절을 짓기도 한다.

하지만 대지는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든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

대지처럼 살아가라.

사람들에게 당신에게

무슨 말을 하고 무슨 행동을 하든

미동도 하지 말라.

그들이 당신을 칭찬하거나 비난할 때

그것은 그들의 일이다.

*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다른 사람의 말에 영향을 받을 이유가 전혀 없다.

당신이 '내 일이 아냐.' 하는

마음자세를 꿋꿋하게 지닐 때

그런 말은 결코

당신의 마음을 어지럽히지 못할 것이다.

*

몸의 아픔이나 괴로움.

병도 마찬가지다.

명상할 때 그런 것들은

당신의 일이 전혀 아님을 되새거라.

그런 것들은 몸의 일이니

몸이 알아서 보살피게 하라.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실제로 몸의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

우리가 몸을 염려할수록

몸이 더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몸에 관여하지 않는 상태에서

조용히 앉아

그저 몸이 사라지게 하기만 하면

몸이 스스로 치료한다.

*

우리가 사물과 현상을

통제하거나 조직하려 하면

그것들이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몸도 그렇다.

우리가 몸을 가만 내버려두고

그저 느긋하게 지내다보면

몸이 아주 편해져

스스로 알아서 치료한다.

그러니 몸을 놓아버리고

몸에 관해서는 잊어버려라.

*

나는 명상의 힘 덕에 건강 문제가 사라진

경험을 한 스님을 여럿 알고 있다.

아잔 따떼가 그 첫 사례다.

내가 1974년 태국에 처음 갔을 때

그분은 불치 암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의사들은 그분에게 좋다는 온갖 치료법을

써보았지만 아무 효험이 없어

결국 그분을 절로 돌려보냈다.

돌아가시더라도 거기서 돌아가시라고.

그러고 나서 그분은 25년 뒤에 입적하셨다.

그것은 승려들이 죽으려고 절로 되돌아갔다가

금방 죽지 않은 많은 사례 중 하나일 뿐이다.

그들은 절로 돌아가 오랫동안 살았다.

'아잔 다떼;Ajahn Tate, 태국의 숲 속 수행 전통으로 알려진

현대 불교운동의 아버지로 널리 칭송받는 아잔 문의 제자.

*

이처럼 우리가

사물이나 현상에 관여하지 않을 때

염오가 일어나면서

마음은 그것들을 외면해 버린다.

마음은 이미 충만하므로

그런 것들을

더 이상 돌아보고 싶어 하지 않을 때

우리는

그것들이 사라져 버린다는 것을 알게 된다.

*

염오는 사물과 현상의 사라짐으로 이어진다.

당신이 어떤 것을

자신의 일이라고 여기지 않을 때

그것은 당신의 세계에서 사라져 버린다.

의식은 더 이상 그것에 관여하지 않는다.

의식은 그것을 보지도, 듣지도 느끼지도,

알지도 못한다.

*

당신이 어떤 것에 관여할 때

그것은 마음속에 뿌리를 내리며

그것을 바탕으로 의식이 자라난다.

그럴 때 당신은

정신적인 건물을 짓고 있는 것이다.

명상하는 사람인 내게는

우리가 자신의 세계를 지어낸다는 것이

더없이 자명한 사실로 보인다.

*

당신이 사물과 현상에 관여하지 않으면

그런 것들에 아무 볼 일이 없다.

그런 것들에 아무 관심이 없으므로

그런 것들은

당신의 의식에서 말끔히 사라져 버린다.

염오의 자세를 가질 때

당신은 자신의 세계를

참으로 소멸시키고 있는 것이다.

*

<초전볍륜경>에서는

고통의 성스러운 진리를

철저히 이해하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고통을 극복하려 하거나

변화시키려 하거나

더 나은 것으로 만들려 하거나

도피하려 하지 말고

이해해야 한다.

*

힘겨운 때야말고

늘 달아나는 식의

쉬운 방관을 택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고통과 직면하고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기에

더 없이 좋은 기회다.

*

사람들은 고통이나 문제가 일어날 때마다

나름의 탈출구를 갖고 있다.

환상 속에 빠져 지내기, 영화보기,

인터넷 서핑, 책 읽기, 친구들과 수다 떨기,

차나 커피 마시기, 무작정 걷기 등.

그럴 때 우리는

무엇으로부터 빠져나오려 하는 것일까.

우리는 무엇을 얻기 위해

그런 환상들에 빠져드는 것일까.

상황이 별로 좋지 않거나

만족스럽지 않다는 문제에 대한

우리의 습관적인 반응은 이런 식으로 나온다.

*

봇다는 우리가 일상에서

어딘가로 간절히 가고 싶어할 때,

절 같은 데로 가고 싶어할 때,

혹은 지혜롭고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어할 때,

우리가 고통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

고통을 참구하다 보면

우리 모두가

고통을 겪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

<깨달은 여승들의 게송 모음長老尼偈 >에는

유명한 끼사고따미 비구니(여승)의

이야기가 나온다.

끔찍하게 사랑했던 어린 아들을 잃고

비탄에 빠진 끼사고따미를

사람들이 도우려 할 때

붓다가 택한 전략은

다른 사람들도 역시 죽는다는

자명한 사실을

그녀에게 일깨워주는 것이었다.

아들의 죽음은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사건이 아니라

다른 모든 죽음과

밀밀히 연관된 사건이라는 사실을

붓다는

끼사고까미가 죽음이라는 고통을

이해하기를 바랐다.

*

죽음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것은 존재 구조의 일부다.

죽음은 도처에 가득 차 있다.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다.

그래서 붓다는 끼사고까미에게

아들을 되살려내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들지 말고

그 문제의 보편성을

이해하라고 가르쳤다.

*

우리는 실상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것은 반길 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상이 이러하니 그냥 놓아버리라고?

그래서 어쩌라는 거야?'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올바른 반응이 아니다.

*

우리가 고통의 문제,

우리가 처한 현실,

있는 그대로의 삶을

제대로 이해할 때 나올 수 있는

단 하나의 자연스러운 반응은

무엇이 오든 피하지도,

받아들이지도 않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염오다.

*

염오는 관여하지 않음을 뜻한다.

우리가 삶이라고 부르는 것을

외면해 버려야 한다.

현상을 변화시키려 하는 것은

우리를 삶 속에 더 깊이

휘말려들게 할 뿐이다.

현상을 받아들이는 것 역시

삶 속에 휩쓸려들게 할 뿐이다.

*

관여하지 않는 것이 올바를 반응이다.

관여하지 않음은

존재나 현상을 가만 내버려두고

그것들에 관심을 갖지도 않고

염려하지도 않음을 뜻한다.

그저 가만히 앉아 있을 뿐

자신이 체험하고 있는 것에

관여하지 않는다.

자신이 체험하고 있는 것에

관여하지 않을 때

우리는 삶으로부터 물러선다.

그것은 삶을 거부하는 것과 거의 비슷하다.

존재와 현상을 사라지게 만드는

일종의 거부나 무시 같은 것.

*

붓다는 안타가운 마음에서

사람들을 해산시키거나

물러가게 하는 법을 터득했다.

*

가끔 사람들은 딱히 더 좋은 할 일이 없어

다른 이들과의 이야기 속에 빠져들곤 한다.

나는 빈둥거리고 지내는 것을,

특히 안거(수행자들의 은둔수행기간)에 들었을 때

여러 시간 질문에 답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는

담마(Dhamma.붓다의 가르침. 진리)에 대한

답을 얻지 못한다.

그런 답은 생각을 자꾸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고요히 앉아 생각하기를 그치는 데서 나온다.

그러므로 누군가가 내게 질문을 던지면

나는 가급적 간략하게 답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이 수다 떠는 일에

빠져들지 않도록 한다.

*우리는 그와 똑같은 방식으로

세상사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

어째서 그런 온갖 잡사에 관여하는가.

그것들을 바로 보라.

그것들이 당신에게 고통을 안겨주기만

할 뿐임을 깨달으라.

그것들은 당신을

피곤하고 산란하게 만들 뿐이다.

염오의 자세로 볼 때

이 모든 지각 대상은 하찮은 것이 되어버린다.

[아잔 브람 명상론1] 내 일이 아냐

2019. 11. 25. 18:28 | Posted by 랑세

*

삶을 깊이 관조하다보면

삶이 자신의 통제권에서

철저히 벗어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당신의 통제권에서 벗어나 있는 것들은

당신이 관여할 일이 전혀 아니다.

내가 명상할 때 흔히 하고,

다른 이들에게도 하라고 권하는

아주 근사한 말이 바로 이것이다.

*

당신이 절에서나 다른 어디에서

무엇을 체험하든 이렇게 말하라.

"내 일이 아냐!"

물 공급 상황에,

오가는 사람들에게,

내가 제공받는 음식에,

날씨에

어떤 일이 일어나든 말하라.

"그건 내 일이 아냐!"

*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염려하는 것은 당신이 할 일이 아니다.

그것은 그들의 일이요,

그들의 업이요,

당신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