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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동남아 크루즈 여행 시작이다.

여행은 언제나 설레임이다. 여행을 가려는 날짜를 정하고 가려는 곳, 그리고 어떻게 갈 것인지 등을 결정하는 동안 설레임으로 마음이 둥둥 거린다. 마치 '그곳에 도착한 듯' 설레임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동안이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이 아닐까 한다. 사실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러니 떠나기 전의 설레임 그 자체가 여행의 전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인천공항을 출발,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해서 곧바로 IBIS styiles 호텔에 짐을 풀었다. 년 전에 대만에서 일본을 왕복하는 크루즈 애행을 했던 바다투어를 통해서 이번에는 동남아 크루즈에 왔다.

크루즈 여행은 십 년 전에 미국 뉴욕에서 출발하는 카리브해 일주 여행 이후 네 번째다. 나이 든 후에 패키지여행은 관광을 주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일정에 쫓기 듯 바쁘게 다녀야 하고 여기저기 관광을 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무척 피곤한 여행이기 때문에 힘들다. 하지만 크루즈 여행은 관광이 목적이라기 보다 쉬면서 다니는 여행이다 보니 자연 끌리게 된다.

싱가포르는 처음인데 창이 공항 중에 4터미널이라는데 준공된 지 6개월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공항의 규모는 인천공항에 결코 뒤지 않는 것 같다. 특이한 점은 입국 수속을 받고 수하물을 찾아서 공항을 나오는데 수속이 간편해서 시간이 얼마 걸리 않았다. 다만 한국에서 출발할 때 가이드가 주의사항을 말하면서 싱가포르 입국 심사가 까다롭다고 심하게 이야기해서 겁먹었은데 전혀 그런 느낌이 없었다. 특히 담배는 일체 가지고 들어갈 수 없고 비행기 안에서 스튜어디스 안내 방속에서도 담배뿐만이 아니라 껌도 안된다고 하는 등 요란스러웠지만 실제 입국 심사에서는 전혀 그런 체크는 없었다. 아마 잘못돼서 체크가 될 때는 엄청난 범칙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미리 조심을 시키기 위해서 그런 엄포를 놓았던 것이 아닐까 한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버스로 이동하면서 가이드 설명에 의하면 나라 크기는 한국의 서울에다가 여의도 정도 더 보탠 정도이고 인구는 약 5백7십만 정도라고 한다. 물가는 세계 1위라고 할 만큼 비싼데 일반적으로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것들 즉 주류나 담뱃값은 한국의 거의 3배 정도이지만 국민에게 필요한 물품들 즉 일상 필수품은 절대 비싸지 않다고 한다. 거의 모든 것이 수입되고 있는데 자동차를 예를 들어서 현대의 소나타가 약 1억 1천만 원 정도 한다고 한다. 땅덩어리가 작기 때문에 집값도 비싼 편인데 대신 일반 서민은 싱가포르 국민일 경우에는 결혼하게 되면 ‘정부 주택'이라는 우리의 임대 주택 같은 것을 신청을 받아 주는 데 가격은 약 3,4억 정도이고 그것을 평생을 통해서 무이자로 원금만 갚아나간다고 한다. 그래서 싱가포르의 거지(?)도 집은 있다고 한다. 가이드가 호주에서 살다 싱가포르에 왔을 때 우스갯소리로 호주에서는 거지(?)도 통장이 있다고 했더니 싱가포르에서는 거지도 집이 있다고 해서 웃었단다.

싱가포르의 국민소득은 5만 3천 불 정도로서 상당히 높은 편인데 그래서 주변 국가들 필리핀이나 미얀마 태국 등에서 저임금의 사람들을 가정부로 쓰기 때문에 여자들은 집에서 음식을 손수 해먹지 않는 데다가 편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여자들 살기에는 아주 좋은 나라라고 한다. 요즘은 지난번 미국과 북한 회담이 있어서 그 여파로 한국 관광 바람이 불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다 한다. 우리는 그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었는데도 말이다.

호텔에 집을 풀고 주변을 둘러보니 겉으로 보기에는 싱가포르가 전혀 그 정도로 잘 사는 나라로 보이지는 않았다. 아니면 밤에 도착해서 아직 정확하게 보지를 못해서인지도 모르겠다. 내일은 싱가포르를 떠나 크루즈 선인 로얄 캐리비안 보이저호에 승선, 하루 종일 항해해서 태국 방콕으로 간다. 실질적 크루즈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어제저녁 늦은 시간에 아시안컵 축구를 보다가 화가 나다가 나중에는 짜증이 났다.

이게 뭔가. 적어도 우리나라 선수들 중 몇몇은 유럽에서 이름있는 축구 클럽에서 활동 중이고 그중 한 선수는 세계에서 손꼽는 유명 선수 대열에 끼어있는 우리나라 대표팀인데 말이다.

우리나라 FIFA 랭킹은 53위이고 카타르는 93위이다. 요즘 FIFA 랭킹은 순위가 무색할 정도로 하위 팀들이 상위 팀들과 호각을 이룰 정도로 실력들이 많이 향상되었다. 바로 엊그제 시합한 일본과 베트남의 경우만 봐도 일본은 50위이고 베트남은 100위 팀이건만 일본이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게 시합을 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건 정말 너무 했다.

축구는 개인기와 조직력의 결합체다. 적어도 대표팀의 선수들은 개인기 면에서는 기본적으로 갈고닦은 실력이 있다고 봐야 한다. 개인기는 무엇을 요구하나? 우선 볼 컨트롤이 제대로 되어야 한다. 롱패스든 짧은 거리 패스든 패스된 볼을 잘 키핑(keeping) 해서 그다음 단계로 원활히 넘겨 주어야 한다. 패스만 제대로 된다면 적어도 안정된 자세라고 볼 수 있겠다. 다음은 안목을 넓혀야 한다. 자기에게 오는 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누가 볼을 갖고 있든 저 볼이 그다음 어디로 갈 것인지 그리고 내게 볼이 올 경우 온 다음에 바로 어디로 볼을 넘겨 줄지를 항시 주변을 주시하고 사전에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도무지 어떤 때는 저 선수들이 대표 선수 맞아? 하는 한탄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정말 짜증이 난다.

그렇게 개인기가 마련된 선수들끼리 훈련을 해서 조직력을 키워야 한다. 조직력은 서로 눈빛만 봐도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를 알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대표팀 선수로 오랫동안 훈련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서로의 호흡을 알아가면서 조직력이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엊그제 일본 선수들도 베트남과 시합에서 아주 졸전을 했다. 하지만 그래도 패스 하나만큼은 활발하고 부러울 정도로 정확성이 있었다. 그런 기본기만큼은 부러웠다. 더구나 서로의 조직력은 탄탄했다. 다만 일본팀은 베트남을 너무 가볍게 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카타르 팀은 개인기에서는 조금 괜찮은 듯하나 조직력에서는 한참 먼 팀이 아닌가 한다. 그런대도 카타르와의 시합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은 패스도 엉성했다. 오히려 한 수 아래인 카타르 선수들은 어쩌다 볼을 잡았을 경우 빠르고 강한 패스를 정확하게 하는 경우가 몇 번 있었고 그중 하나가 골과 연결된 것이다.

아! 우승을 바라보던 우리나라 팀의 좌절은 또한 축구팬들의 좌절이다. 앞으로의 준결승과 결승전을 기대하던 축구팬들의 좌절감 또한 크다. 그러나 어쩌랴. 이미 물은 엎질러진 것을. 어찌했든 아쉽지만 우리 선수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그래서 '축구 공은 둥글다'라고 하는가 보다. 우승 후보가 4강에도 못 들다니 말이다.


[25] 도서관 이야기

2019. 1. 25. 19:00 | Posted by 랑세

국립 중앙 도서관에 다니기 시작한 지도 5년째 되고 있다. 10여 년을 잠시 서울 근교 지방에서 살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와 딱히 할 일도 없고 마땅히 나갈만한 곳도 없어 집에서 삼식이(?) 노릇을 하는 것은 내 성격상 맞지 않고 해서 생각해 낸 것이 도서관이나 나갈까 하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5년이나 되었다.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할 이야기가 많다. 우선 초등학교 5학년 시절에 나는 도서관 반원에 가입했다. 담임 선생이 어느 날 도서 반원을 모집하는데 지원할 사람 손들라고 해서 나는 손을 번쩍 들고 앞으로 나갔다. 이상하게 다른 애들은 관심이 없는 것인지 왜 그런 것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들이었다. 나는 혼자 2층 계단실 옆 교실로 가서 도서반을 지도하는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할 일에 대해 말씀을 들었다. 그래 바야 책들을 서가에 정리하는 정도의 일이었다. 그때 그 많은 책들에 흥분했던 기억이 있다. 어린이용 도서는 당시에는 보기에 참 어려운 실정이었다. 집에서는 간혹 만화책 정도나 접할 수 있었고 어린이 문고나 백과사전류 같은 것은 일반 가정에서는 거의 볼 수 없을 때였으니까 말이다.

나는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도서반에 가입하여 활동했다. 나는 책들 속에 파묻혀 있는 것이 좋았다.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규모도 훨씬 크고 전담 사서 선생님도 있었다. 당시 기억에 남는 것 하나가 있다. 어느 땐가 방과 후 책 정리 등 일들이 끝나고 시간이 나서 이리저리 책들을 살펴보면서 읽을 책을 찾다가 제목에 끌려서 한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참 내용이 읽기 어려웠다.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고 그렇다고 한번 잡은 책을 집어던지기도 뭣하고 해서 끙끙거리고 있는데 상급생이 지나가다가 보고는 이 책은 아직 네 수준에는 안 맞아 그러니 다른 책을 보는 게 좋을 텐데? 한다. 그 소리에 얼른 제자리에 꽂아 놓았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방과 후에는 책 속에서 지내길 좋아했다.

이제 나이 들어 도서관엘 다니면서도 어린 시절의 도서 반원으로서 느꼈던 책들 속에서의 황홀경은 변함이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도서관이란 '저쪽' 세계로 통하는 문을 찾아내는 장소인 셈이다.

문 하나하나가 각기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거기에는 수수께끼가 있고, 공포가 있고, 기쁨이 있다.

은유의 통로가 있고, 상징의 창이 있고, 우의(寓意)의 은밀한 책장이 있다.

-잡문집 중에서

라고 하면서 소설을 통해 도서관이란 것이 더없이 소중한 의미를 가지는 장소라고 묘사하곤 했다 한다.

나도 또한 도서관에 들어서는 순간 서가에 꽂혀있는 책들이 내뿜는 무한한 상상의 세계가 나를 향해서 쏟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한다. 그 '저쪽' 세계로 통하는 문들, 상상의 세계를 한 발자국씩 내딛는 기쁨을 만끽하는 생활에 감사할 뿐이다. 오늘도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