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서로가 멀고도 아주 가깝더군요.
몇일전 이곳에는 많은 눈이 내려서 눈을 치우는데 고생들 좀 했습니다.
눈 치우다 일어난 이야기 한마디 하겠습니다.
읍내에 서로 형 아우하는 사이로 알고 지내는 한 지인이 있습니다.
어제는 아우뻘대는 그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새해를 맞아 인사를 나누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를 아느냐고 하더군요.
이름을 가지고 처음에는 어디서 들었는데 얼른 생각이나지 않아 누구냐고 했더니
형님 마을에서 펜션을 하는 누구라고 하고 나서야 생각이 나더군요.
아! 그 사람 글쎄 한마을을 살고 같이 펜션을 운영하는 사람이지만
별로 가깝게 지내는 사이는 아닌데 왜 그러냐고 물었지요.
그랬더니 그 친구가 말하는걸 옮겨보겠습니다.
"아니 오늘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는데 이거 보통이 아니더군요.
아무래도 차 다니는 쪽으로 밀어 붙혀 놓아야 그래도 녹을 거 같아 보도 쪽에서
도로쪽으로 치우다 보니 어쩌다 지나는 차한테 본의 아니게 끼었는 꼴이 되더군요.
그래 몇 차들 한테 핀잔을 받기도 했지만 미안하다고 손을 흔들면 그래도 씩 웃으면서
지나가곤 하더라구요. 그런대 어떤 차가 지나가다가 그만 치우는 눈이 차에 떨어졌는데
이 사람 조수석 윈도우를 내리더니 다짜고짜 욕을 해더라고요. 그래서 다가가서 미안하다고 사죄를 했지요.
차가 흠이 난것도 아니고 미안하다고 하고는 다시 눈을 치우려고 하는데
아니 미안하고하면 다냐 하고 핏대를 세우더라고요.
그래도 어찌했든 내가 잘 못한 일이라 보도에 눈을 치우다 그랬으니 정말 미안하다 고 다시 한번 사죄를 했는데
그래도 뭐라고 지껄이기에 차로 가서 다시 한번 정중히 사과를 했지요.
그러면서 운전석 앞에 명함이 꽂여 있기에 보니까 형님 사는 동네에서 펜션을 하는 사람이더군요.
그래 명함을 자세히 보려고 하니까 아니 왜 남의 물건을 함부로 보냐면서 불법이라고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더군요. 참 어이가 없어서 아뭇튼 미안하게 되었다고 다시 사과를 하고 돌아서려는데
뒤에 대고 그사람 개××!!! 하면서 욕을 하고 출발해 버리더군요.
그래 형님 동네고 해서 잘 아는 사람인가 여쭤보는거라고
새해 벽두 부터 욕을 먹으니 분해서 그사람한테 가서 사과를 받아야 겠습니다."하는 것이었다.
같은 동내에서 같이 펜션을 운영하는 그 사람은 이곳에 이사온지 한 2년차 쯤 되었다.
사실 이사온지 얼마 안되 술 자리를 같이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내가 이곳은 시골이니 원래 살고 있던 분들한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면서
서로 잘 지내야 한다고 말을 했다가
아니 내가 왜 동네 사람들한테 잘 해야 하나면서 자기는 자기대로 살꺼니까 걱정말라고 큰 소리를 치는 바람에
뭐 이런 사람이 있나 하면서 서로의 왕래를 끊은 상태로 지내고 있는 사이였다.
그렇다고 아우 되는 사람 한테 그 사람 그런 사람이라고 설명하기도 뭣하고 그래서
나이든 사람끼리 그렇다고 문제를 만들지 말고 참고 지내라고 말은 하면서
참으로 답답했다.
물론 이일을 동네 사람들이 알게 될건지 아닌지는 난 모르겠다.
하지만 서로가 잘 모르는 사람들끼리라고 해도 조금만 연결해보면
서로가 알게 되는 그런 일들이 많다.
세상일 서로가 멀다고 혹여 잘 모른다고 함부로 대할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남에게 함부로 대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나요?
세상을 서로가 멀고도 가깝답니다.